'제2노조' 만들자는 공기업 간부…법원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

민경진/박시온 2023. 12. 17. 18: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동조합을 무능하다고 비방하고 직원들에게 새 노조 가입을 부추긴 간부급 근로자의 행위는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피고는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고 조합의 분열을 조장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피고 A씨와 한국에너지재단은 공동으로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판결 인사이드
"노조 활동 방해…400만원 배상"

노동조합을 무능하다고 비방하고 직원들에게 새 노조 가입을 부추긴 간부급 근로자의 행위는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36단독은 공공산업희망노동조합이 한국에너지재단과 재단 혁신기획팀장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총 400만원을 공동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A씨는 조직 운영 및 경영 전략 수립 등 업무를 총괄하는 직위에 있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 사업주를 위한 사용자에 해당한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 24일과 28일 2회에 걸쳐 공공산업희망노조 한국에너지재단지부를 무능하다고 비방하고 자신이 설립하려는 새로운 노조에 가입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사내 메신저를 통해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그는 해당 내용을 대자보로도 만들어 직원들이 볼 수 있는 계단, 사무실 입구 등에 게시했다.

노조는 이 같은 행위가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 측은 “A씨가 노조를 비방하고 새로운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나서면서 조합원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노조 활동을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A씨는 “메신저 내용과 달리 실제 노조 설립까진 이어지지 않았다”고 맞섰다.

법원은 “부당노동행위가 맞다”며 노조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는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고 조합의 분열을 조장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피고 A씨와 한국에너지재단은 공동으로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전 직원에게 발송된 사내 메신저의 내용, 피고의 지위와 담당 업무, 재단의 상근 인원수 대비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의 수 및 그 인원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위자료를 2020년 9월 24일과 28일의 불법행위별로 각 200만원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은 A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확정됐다.

민경진/박시온 기자 mi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