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운명’ 걸린 포스코 이사회…‘최정우 3연임’ 분수령될 듯 [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3. 12. 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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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이사회 19일 개최...차기 회장 선임 룰 확정
‘셀프 연임’ 규정 논의 유력 시...최 회장 3연임 도전 여부 주목
‘패싱’ 논란에 각종 ‘사법 리스크’도...“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최정우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이 지난 9월 8일 서울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재계 서열 5위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선출을 위한 이사회 개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포스코의 리더십 향배를 가늠할 운명의 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논의하는 자리로서 ‘셀프 연임’ 규정 개정과 함께 최정우 현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정치권의 패싱 논란과 각종 ‘사법 리스크’ 부담으로 최 회장이 ‘아름다운 용퇴’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최 회장이 부정적 여론의 부담에도 다시 회장직에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다는 엇갈린 분석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선진지배구조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왔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는 그동안 TF가 논의해온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최종 확정 짓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 세부 안건을 알지도 못하고 알아도 (외부에) 알려줄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포스코그룹 회장 선출 방식을 두고 ‘셀프 연임’ 논란이 지속돼온 만큼 해당 사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행 규정에 따라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사외이사들로 꾸려진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적격자로 평가를 받으면 주주총회에 CEO후보로 추천한다.

사실상 현직 회장에 대한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으로 셀프 연임 논란의 단초가 된 규정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 안팎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해온 TF가 현직 회장에 대한 우선 심사 기회를 제공하는 현행 규정을 개정하거나, 연임 도전을 하더라도 다른 경쟁 후보와 함께 심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이사회에서는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가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포스코그룹 전체의 리더십 향배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취임한 후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5년5개월 가량 회장직을 수행하며 장기 집권해왔다. 일부에서는 최 회장이 취임 이후 신사업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며 그룹 차원의 경영 성과를 인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태풍 피해 확산에 대한 대처 부족과 관용차량 사적 이용 의혹 등으로 외부 비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재계 서열 5위 그룹 인사로서는 경제인 수행단 명단에 빠지는 등 이른바 ‘패싱’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차기 포스코그룹 수장으로서 리더십이 사실상 상실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일단 이번 이사회에서 ‘셀프 연임’ 논란 규정을 바꿀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고 직을 내려놓는 ‘아름다운 용퇴’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엇갈린 시각도 있다. 최 회장이 3연임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사회가 셀프 연임 규정을 개정하면 그만큼 논란을 피하는 명분이 생기는 만큼 3연임 도전 의사를 밝혀도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법에 따른 분석이다.

특히 현 이사회가 최 회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시선이 많은 만큼 최 회장의 3연임 도전에 날개를 달 수 있는 만큼 최 회장으로서는 해볼만 한 도전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등기임원은 12명으로 최 회장 등 사내이사는 4명, 기타상무이사 1명, 사외사 7명 등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7명 중 1명을 제외한 이사회 의장 등 6명이 최 회장 임기 내 선임된 이사들이다.

지난 7일 ‘포스코지주사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은 최 회장 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인측은 이들을 고발하면서 포스코홀딩스 측이 지난 8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이사회를 열며 사외이사 등을 상대로 ‘접대 골프’를 하는 등 경비를 부정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난 11일 박태준 명예회장의 기일(12월13일) 이틀이나 앞서서 조용히 묘소를 참배하고도 언론에 공개된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고 하더라도 이미 차기 회장 선임을 시작한 상황에서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는 것은 3연임 도전에 더 마음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도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는 상황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외부에서 포스코 리더십을) 비판하는 쪽의 주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ESG나 지배구조 등은 굉장히 선진화돼 있다”면서 “경영진과 이사회가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 자체를 비판한다며 서로 싸워야 하는 게 맞다는 건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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