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다음은 CXL···'20조시장' 노리는 삼성·하이닉스
인텔, 5세대 서버칩에 CXL 적용
AI 대응 정보저장 능력 탁월해
삼성 "128기가 제품 연내 양산"
오픈 이노베이션 활용 개발 속도
하이닉스, 시스템·SW 대외 공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가 새로운 D램 규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CXL은 이론상 D램 용량을 무한대로 확장해 폭증하는 데이터 처리량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L을 차세대 메모리 성장 종목으로 낙점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착수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14일(현지 시간) AI 성능이 향상된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5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이 프로세서는 데이터센터 속 서버 안에서 각종 정보를 연산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인텔은 이번 신규 칩부터 CXL 규격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텔 측은 “일부 5세대 칩은 CXL 타입3 워크플로를 선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업체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세계 서버용 CPU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한 회사다. 이런 회사가 본격적인 CXL 규격 적용을 시사하면 관련 생태계는 빠르게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CXL은 반도체 업계에서 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규격으로 떠오르고 있다. AI는 세상 곳곳에 흩어진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AI용 데이터는 챗GPT 등 획기적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폭증하는 추세다. 다만 AI 연산은 기존 컴퓨팅 규격(PCIe)으로는 한계가 있다. 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연산을 돕는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원하는 용량만큼 확장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기 때문이다. 또 연산장치들의 통신 방법이 저마다 달라서 속도가 생명인 AI 시대에 정보 저장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도 커졌다.
CXL의 핵심 가치는 확장성이다. 이론상 서버에 필요한 D램을 거의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각종 연산장치의 통신규약(프로토콜)을 하나로 묶어 데이터 병목현상이 줄고 전력효율에도 큰 도움을 준다.
시장 정보 회사 욜그룹은 세계 CXL 시장이 2028년 15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50억 달러 가운데 80% 규모인 120억 달러가 CXL D램 시장이다. 더구나 2027년 이후에는 업계의 모든 CPU가 CXL과 연동되게끔 설계되면서 CXL 전용 D램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밋빛 전망에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128GB(기가바이트) CXL 2.0 D램을 새롭게 선보이고 연내 양산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최대 1TB(테라바이트) 용량으로 구현할 수 있고 올 4분기 안에 256GB D램 고객사용 시제품을 만들 것이라는 계획도 있다. △CMM-D △CMM-DC △CMM-H △CMM-HC 등 CXL 모듈에 관한 4개 종류 상표도 출원했다.
CXL 시장에서 눈에 띄는 삼성전자의 행보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삼성전자는 화성 사업장 내 메모리 오픈 랩인 삼성메모리리서치센터(SMRC) 안에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경험 센터를 올 7월 열었다. OCP는 CXL 컨소시엄처럼 굴지의 정보기술(IT) 회사들이 모여 컴퓨팅 구조의 미래를 논의하는 단체다. OCP 경험 센터에는 삼성의 고객사인 칩 제조사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CXL의 가능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또한 CXL 메모리 생태계의 핵심 칩인 CXL 컨트롤러의 경우 중국 몬타지테크놀로지가 독자 생산 중인데 삼성전자가 자사 CXL D램 전용 컨트롤러 개발을 진지하게 검토하며 이원화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으로 AI 시장에서 재미를 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DDR5 D램을 활용한 CXL 메모리를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서버 내 필요한 메모리를 한곳에 모아서 관리하는 풀링 시스템 ‘나이아가라’ 시스템을 올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OCP서밋 2023에서 공개하고 지난달 열린 SK테크서밋에서는 2.0 버전도 선보였다. 올 4분기 CXL 메모리 전용 개발 프로그램인 ‘HMSDK 2.0’ 버전을 오픈소스로 배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CXL은 일부에 한해 개발됐을 뿐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기술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시장 확장 가능성을 보고 진지하게 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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