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자율차·UAM·메타버스 `혁신 질주`… 6G·양자로 진화하는 `코렌`
자가회복 갖춰 트래픽장애 대처
다양한 5G융합 데이터처리 기대
폭염, 한파, 홍수 등 재앙급 기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예보와 기후예측은 첨단 디지털 기술의 경연장으로 바뀌었다. 위성영상,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분석, 슈퍼컴퓨터 등 최신 기술이 동원되고 있지만 아직 인류는 날씨의 흐름과 기후변화 양상을 100%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내지 못한다.
올겨울 최고 한파가 한반도에 몰아닥친 가운데 기상청은 수시로 급변하는 기상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위성영상 자료를 실시간 수신해 기상예보와 위성실황 분석, 수치모델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EUMETSAT(유럽기상위성센터)의 위성관측 자료를 첨단연구망인 코렌(초연결지능형연구개발망·KOREN)을 통해 수집하는 수신시스템을 가동하는 게 대표적이다. 기상청은 이 밖에도 차세대 극궤도, 정지궤도 각종 기상위성에서 생산되는 대용량 기상자료를 확보해 수치모델과 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지난해 미얀마의 현지 기술진과 학생들에게 IoT·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을 전수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덕분에 서로 만나지 않고도 비대면으로 실습용 네트워크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교육을 진행했다. 강남 세브란스병원은 의료 수준이 뒤처진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화상 원격진료를 제공한다. 병원에 설치된 전용 컴퓨터로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진료 관련 문의를 해오는 환자를 직접 연결해 화상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기술혁신의 엔진이자 파이프라인 '코렌'
기상·기후부터 교육, 의료까지 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해 기술혁신과 문제해결을 돕는 핵심 인프라는 국가 시험망이자 연구개발망인 코렌이다. 코렌은 국내 대학·연구기관·기업의 연구개발과 시험·검증을 지원할 뿐 아니라 홍콩과 싱가포르의 국제노드를 중심으로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총 59개국과 연결돼, 국경을 넘는 글로벌 기술혁신의 엔진이자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달리려면 도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고 UAM(도심항공교통)이 뜨려면 공중통신망과 초정밀 지도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ICT 기술혁신도 혁신적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정부는 다가오는 6G와 양자통신 시대에도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코렌망을 진화시킬 계획이다. 코렌을 운영하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전략, 국가전략기술 육성방안 등 국가 정책 실현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시험 환경을 차세대 네트워크 선도 환경으로 고도화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 SW·클라우드 이어 6G·위성시대
코렌은 지난 1995년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의 일환으로 구축이 시작됐다. 이후 SW(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 클라우드, NFV(네트워크 기능 가상화) 기술을 접목하며 기술진화를 이뤄왔다.
코렌이 'K-네트워크 2030 전략' 등 국정과제 지원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만큼 NIA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코렌을 또 한번 진화시키기 위한 '차세대 네트워크 선도 연구시험망'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6G 데이터 전송을 위해 테라급(Tbps) 통신망이 필요한 만큼 400Gbps 전송망을 테라급으로 증속해 6G 시대를 대비하고 양자통신을 연계한 융합 테스트베드를 갖추는 게 핵심이다. 나아가 1.6Tbps, 3.2Tbps 연구망을 구축해 과학기술 분야의 폭발적 수요에 대비한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 트래픽을 자동 감시하고 장애에 자동 대처하는 것은 물론 자가회복 기능까지 갖춘 지능화된 네트워크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유선 네트워크 연구·시험을 통해 국내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기종 장비와 솔루션간 시험·실증을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전국 단위 백본망으로 구축·운영해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전쟁으로 이어진 기술패권·공급망 경쟁
글로벌 기술패권 다툼과 공급망 경쟁은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미국 중심의 쿼드 동맹과 IPEF(인도태평양경제협의체) 등은 동맹국 간 6G·오픈랜 등 네트워크 관련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20년 11월 광대역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에 이어 2021년 12월 미래 네트워크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중국은 6G·광·위성 등 차세대 R&D에 2018년부터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발표하고 기술·산업의 공통 인프라로 차세대 통신을 지정했다.
생성형 AI 등장으로 인한 AI 일상화와 디지털 심화로 인해 5G, 클라우드, 빅데이터 활용이 늘면서 유선 네트워크 트래픽이 폭증함에 따라 광 네트워크 대용량화도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은 2016년 6ZB(제타바이트·1ZB=1조GB)에서 2021년 19.5ZB로 3배 폭증했다. 광 모듈 전송용량은 올해 400G에서 2026년 이후 800G 도입 시대로 발전할 전망이다.
NIA는 이런 흐름에서 앞서가기 위해 올해까지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해 내년부터 네트워크 가상화·지능화와 클라우드 기반 연구시험 플랫폼을 강화한다. 가입자계 테라(Tbps)급, 전송계 32Tbps급 광통신 기술 연구시험 네트워크 확보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5G 융합서비스 테스트베드와 연계해 유·무선 통합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범용적인 시험·검증, 실증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종단간 초저지연 시험, 네트워크 슬라이싱 시험, 미래 네트워크 기술, 위성통신망 등을 독립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협력 대상도 5G 어드밴스드와 6G, 양자통신, 위성통신 분야로 넓어진다. 기존 코렌망보다 더 많은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지면 다양한 5G 융합서비스가 코렌망을 통해 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기존 HW(하드웨어) 개발 지원 중심에서 SW 네트워크 개발환경을 맞춤 지원하고,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한 연구자 지원에도 나선다. 코렌 연합·활용을 국제연구망까지 강화하고 산학연 및 정부기관에서 개인 연구자까지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네트워크 장비·솔루션 산업의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차세대 코렌과 6G 테스트베드·위성통신망 지구국 간 연계·협업으로 중복투자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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