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반값 중개수수료` 주도로 유명세… "3년간 전세사기 한건도 없습니다"

이미연 2023. 12. 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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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중개사에 수수료 70% 지급… 올해 누적거래액 1조원 돌파
한경협·건산연·부동산R114서 마케팅·부동산 전문가 내공쌓아
거래사고 10억까지 보증… 시장에 신뢰주는 중개법인으로 성장
심형석 우대빵 연구소장.
심형석 우대빵 연구소장.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2019년 8월 창업 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이듬해 5월에 법인으로 전환한 뒤 정책자금 5억원과 벤처캐피털(VC) 3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 10월에는 SV인테스트먼트와 센트럴투자파트너스,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신한캐피탈로부터 70억원의 시리즈 A투자를 유치했고, 그 다음달인 작년 11월에는 CJ 인베스트먼트의 10억원 추가 투자로 총 8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부동산정보기술(프롭테크) 스타트업인 에스테이트클라우드의 이런 숨가쁜 5년 간의 질주에는 심형석 우대빵 연구소장(58·사진)도 한몫을 했다. 일명 '반값 중개수수료'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던 우대빵부동산중개법인은 에스테이트클라우드의 자회사다.

심 연구소장은 "2021년은 부동산 거래가 상당히 활발해 흑자가 많이 나기도 했던 시기로 업계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최근에는 시장 부진 여파로 폐업한 가맹점들이 있긴 하지만 현재 직영 10군데와 가명 35군데 등 45곳의 공인중개사가 '우대빵' 간판으로 영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대빵중개법인은 최대 50곳까지 늘었지만 최근 일부 폐업한 곳이 나올 만큼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다. 그래도 머지 않은 시기에 100곳까지 늘어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중개업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영점과 가맹점 비중을 3대 7 비중을 유지해 무작정 가맹점만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직영점을 함께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반값 중개수수료'로 지역 확장에 나섰던 우대빵은 지난 4월 이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심 연구소장은 "저가 전략은 후발주자가 인지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지만, 부동산 하락기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대신 5월부터는 중개수수료 비중을 가맹점에 유리하게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공동중개를 하면 수수료를 5대 5로 나누는데 우대빵은 가맹점에 2를 더 양보했다. 우대빵의 매물(DB)을 활용해 중개에 성공했더라도 중개수수료가 1000만원 이라면 가맹점이 700만원을 가져갈 수 있게 한 것이다.

가맹점 뿐만아니라 매물을 맡기는 고객에게도 매력적인 '당근'을 제시했다. '전속중개'로 매물을 맡기는 고객에게는 기존대로 '반값 중개수수료'를 유지해 공격적으로 우수 매물확보에도 나선 것. 물론 모자란 비용은 본사가 메우는 방식이라 만약 계약이 성사된다면 집주인은 '반값 수수료'로, 가맹중개사는 '70%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에도 우대빵의 실적은 일취월장이다. 창업 후 2020년 월 거래액 100억원 수준이었던 우대빵은 작년 누적거래액 5000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벌써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런 저력에는 마케팅과 부동산 전문가로의 내공을 쌓아온 심 연구소장의 공이 컸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초기 멤버로 들어갔다가 부동산R114(당시에는 부동산114)로 이직한 심 연구소장은 2004년 부산 영산대학교에서 부동산학과를 설립하는 시기에 합류해 교직에도 몸을 담갔다.

학교로 가기 직전 2~3년 동안 개인사업에도 도전해봤다가 쓴 물을 마시기도 하며, 인생경험도 톡톡히 했다. 성결대도 거쳤던 그는 현재는 미국 비즈니스 전문대로 알려진 IAU 교수직만 유지하면서 다시 프롭테크로, 부동산 현장으로 몸을 던졌다.

"최근 국내 프롭테크업체 중 상황이 괜찮은 곳들은 별로 없는 상태다.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진 업체도 최근 직원 절반을 대상으로 권고사직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심 연구소장은 "반면 우대빵은 시리즈 투자 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개발단계를 지나 본격적으로 기업을 빌드업하는 '시리즈B' 투자까지는 무리없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자신했다.

애초 서울 강서구에서 시작한 우대빵은 인천 쪽으로 확장하면서 유명해졌고, 현재도 서울 서쪽과 경기, 인천 쪽을 기반으로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신규 공인중개사 가맹 문의가 많고, 이미 개업한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법인인데다 자체적으로 ERP(전사적 자원관리) 중개시스템을 개발해 최적화, 개인 중개사무소가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의 10배 수준 매물을 확보해 경쟁력도 갖췄다.

우대빵은 특히 인천 송도에서는 일명 '가두리' 관행을 부순 걸로도 유명하다. 가두리란 중개인이 수월한 거래 성사를 위해 매물 가격을 일정 금액으로 제한하는 것을 말하는데, 시장에서는 이 관행때문에 몇년 간 인천 송도의 아파트 가격이 10억~11억원선에서 움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중개법인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올해 6월부터 '보증보험 10억원 설정'도 제시했다. 개업공인중개사의 잘못 등으로 거래 사고가 발생했을때 계약자에게 피해보상을 해주는 보증보험은 보통 개인 2억원, 법인 4억원 한도로 가입한다. 이를 최대 10억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심 연구소장은 "가맹 중개사가 2억원 한도를, 나머지 8억원 한도는 본사에서 부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대빵은 또다른 자부심도 생겼다. 법인 전환 후 '전세사기 거래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은 중개법인'이라는 점이다. 심 연구소장은 "2021년 중개법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당시 다세대와 연립 등 빌라가격이 꼭지점이라고 판단을 해서 주력 중개 주택을 아파트로만 한정했다"며 "직영은 물론 가맹점의 주택 거래는 본사에서도 법적 검토 등을 마친 후에야 진행하고 있으며, 덕분인지 아직 전세사기 거래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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