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잠정 퇴출' 황의조, 햄스트링 부상서 복귀…2주 만에 노리치 훈련 합류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불법 촬영 혐의로 국가대표 잠정 퇴출까지 당한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그라운드에 복귀할 전망이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노리치의 다비드 바그너 감독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팀 내 부상자 소식을 전하며 황의조에 대해 "이번 주말에 훈련장에 돌아온다"라고 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지 2주 만이다.
황의조는 지난달 29일 2023-24시즌 챔피언십 18라운드 왓포드와 원정 경기에서 허벅지 통증을 느꼈다.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황의조는 2주가량 회복기를 거친 뒤 이번 주말부터 훈련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컨디션 회복 여부에 따라 오는 24일 예정된 허더스필드 타운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황의조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기 전 호조를 보였다.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전에 이어 왓포드전까지 연속골을 터뜨리며 노리치 주전 경쟁에서 점차 유리한 고지를 점하던 상황이었다. 허벅지를 다쳐 흐름이 끊기긴 했지만 노리치 적응을 마친 만큼 활약을 기대케 한다.
영국에서 비중을 높여가는 것과 달리 황의조는 사생활과 관련해 어수선한 상황이다. 지난 여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의조를 둘러싼 폭로 영상이 게재됐고, 황의조 측은 사생활 유출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의조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불법으로 촬영한 부분에 의혹을 품었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한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글과 여성들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파생한 사건에서 황의조가 합의되지 않은 촬영을 했다는 혐의다.
진실공방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황의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해당 영상은 2022년 11월 그리스에서 분실(도난으로 추정)된 황의조 개인 휴대전화에 담겨 있던 것으로 지극히 내밀한 황의조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며 "과거 황의조와 교제했던 여성 모습이 담겨있으나, 분명한 것은 당시 연인 사이의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 이 사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의 피해자로서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황의조는 현재 영상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 영상뿐만 아니라 황의조가 지인들과 나눈 사적인 대화까지 협박에 이용되는 등 매우 악의적으로 '황의조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피해자는 당초 황의조가 촬영하는 경우 이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이런 일들을 아는 경우 싫다는 의사를 밝히며 촬영한 직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황의조가 이를 동의 받았다고 임의로 생각할 만한 상황도 없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촬영이 있었는지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대한축구협회는 황의조의 태극마크를 잠정적으로 박탈했다. 지난달 말 윤리위원회, 공정위원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단을 비롯한 협회 주요 임원을 필두로 한 시간 반이 넘는 긴 논의 끝에 국가대표 잠정 퇴출을 결정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 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는 큰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이 불발됐다. A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별개로 노리치는 황의조를 주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황의조와 관련한 사건을 확인한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는 축구 선수로 훌륭하다. 한국 국가대표로 50경기 이상 출전한 데엔 이유가 있다. 황의조는 우리 팀에 잘 적응했고, 원하는 걸 잘 이해하고 있다"며 "다른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 그를 지원하는 변호사들과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경기 외적인 부분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노리치는 현재 챔피언십에서 9승 4무 9패 승점 31점으로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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