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신당 창당대회에서 "총선 30석, 2032년 개헌 목표"
이른바 '금태섭 신당'으로 불렸던 새로운선택이 17일 공식 창당대회를 갖고 출범을 알렸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2024년 총선 30석, 2027년 대선 출마, 2032년 개헌'이라는 신당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창당대회 인사말에서 "이 자리에서 우리 새로운선택의 새 목표를 말씀드리겠다"며 "내년 총선에서 30석의 의석을 얻어서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 3년 후 2027년 대선에서는 그때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집권에 도전하겠다. 그리고 2032년까지 개헌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새로운선택은 대한민국이 궁극적으로 개헌을 통해 내각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금 대표는 "편가르기와 진영논리, 내로남불, 극단적 갈등. 우리 정치의 모순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며 "40년 전에 만들어진 소위 87년 체제,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뜯어 고치지 못한다면 우리 정치는 이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고 내각제 개헌을 주장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털어놓지만, 만약 지난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으면 달랐을까?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대통령이 되었을까? 대한민국이 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되었을까? 아무도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물러나면 우리 사회가 훨씬 좋아질까? 이재명 대표가 사퇴하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수박'으로 몰아붙이는 민주당이 변할까?"라고도 했다.
금 대표는 '제3지대 빅텐트' 구상과 관련 "다양한 의견, 생각의 차이는 우리로 하여금 보다 폭 넓은 해법을 검토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다른 진영에 있던 사람, 경쟁하던 사람과도 협력해야 한다. '저 사람과는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다', '이 문제만은 양보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은 정말로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한다면 사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질적인 문제, 가장 중요한 문제를 위해서 입장과 관점의 차이는 잠시 접어두어야 공통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새로운선택은 그런 협력의 주춧돌이 되겠다. 논쟁이 벌어질 때 먼저 양보하고, 먼저 한발 물러서고,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 "대한민국은 지금 극단적인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세대, 젠더, 계층 등 틈이 있는 곳마다 적개심이 불타오른다"며 "정치부터 그것을 바꾸어야 한다"고도 했다.
정의당을 탈당하고 새로운선택과 공동 창당에 나선 조성주 공동대표는 창당대회 인사말에서 자신의 노동운동에서의 성과가 오히려 사회 전체에서 실패로 나타났던 경험을 말하며 "자유, 상식, 생활을 기치를 들고, 더 큰 정당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국내 첫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만들었고, 알바 노동자에게 무용지물이었던 주휴수당을 받아내는 일부터 시작했다. 수억 원의 체불임금을 받아 수천 명의 청년노동자에게 돌려줄 때의 행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그러나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하자 문제가 시작됐다.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를 늘렸다. 늘어난 초단시간 노동자와 키오스크를 보며 수백, 수천 번을 자책하고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되물었다"고 했다.
또 "2016년 '구의역 김 군' 사건 후 서울시는 수천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진행했고 당시 서울시 노동협력관이었던 저는 그 실무를 총괄했다"며 "비정규직으로 6~7년을 훌륭히 일했던 청년들은 정규직화 도중 같은 또래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했다. 그러나 어찌 그들을 능력주의에 빠진 이기적 집단이라고 비난할 수 있겠나. 본사 정규직과 똑같은 기업복지와 똑같은 호봉제를 받는 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라고 말해왔던 우리 진보가, 그리고 제가 만든 갈등"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저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는) 제 개인의 운동의 실패일 뿐 민주주의 정치의 실패일 수 없다. 실패로부터 배워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수의 지혜를 모아내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날 극단의 양당 진영정치는 이 실패들을 만회할 가능성을 막고 있다"며 "합리적 진보도 개혁적 보수도 모두 함께 이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이준석 등 축사 눈길…손님 아닌 '빅텐트' 당사자?
이날 창당대회에서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무소속 이상민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정태근 '당신과함께' 대표(전 국회의원) 등이 축사를 했고, 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영상 축사를 보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특히 이날 창당한 새로운선택뿐 아니라 양향자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이 사실상 '빅 텐트'로 힘을 합치라는 취지의 조언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금 대표가 언급한 "협력의 주춧돌"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좌중을 둘러보며 "오늘 보니까 각기 다 새로운 정치세력을 규합하거나 창당을 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다 모이신 것 같은데,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각기 너무나 사소한 일, 개인적 이해관계에 집착하지 마시고 대의를 위해 '어떡하면 하나가 돼서 내년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넓은 의미에서 합의를 이룩하고 '다소 간 의견차가 있어도 화합할줄 아는구나' 이런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준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늘날 집권정당의 행태를 보면 과연 집권정당이 우리나라를 정상적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회의를 갖게 한다", "야당 역시 아무 대안도 없이 투쟁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에 나라 발전에 기여를 못한다"고 양당을 모두 비판하며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아무쪼록 오늘 창당하는 여러분이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고 그를 바탕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제시하는 역량을 키워주기 바란다"며 축사 마지막 순서에서 다시 한 번 "앞에 계신 이준석 전 대표, 금태섭 대표, 양향자 대표 등이 같이 모이셨기 때문에, 여러분이 뜻을 함께한다면 반드시 바라는 바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김종인 위원장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지금 상황에서 다소 간의 차이를 내려놓고 새로운 선택지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에 부합할 수 있다면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에 화답하며 "다음 투표용지가 킬러문항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 선택이 투표용지에 올라갈 수 있도록 정진하고 노력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고, 저도 예고된 일정에 따라 제 나름의 움직임으로 큰 틀에서의 움직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상민 의원도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지만, 다른 것을 논의하는 것은 지금 너무 부질없는 일"이라며 "'다른 것을 가지고 같이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건 너무 사치스러운 상황"이라고 가세했다.
정태근 전 의원은 더 직접적으로 "여기 계신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서 양향자 의원, 이상민 의원, 그리고 얼마 전 창당 의사를 밝힌 이낙연 전 총리, 그리고 또 비명계에 많은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그분들이 하나의 대오가 돼서 내년 총선에서 이 양당의 말도 안 되는 정치 구조를 바꿔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까지 했다.
정 전 의원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말씀하신 것처럼 작은 차이를 불문할 뿐 아니라, 몇 가지 우리가 해야 될 핵심적 일에만 합의를 해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교육 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지금 하루가 빠르게 소멸되어가는 지방 소멸과 저출산 문제, 연금 개혁, 그리고 정치를 복원시키겠다, 이 5가지만 합의를 해놓고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아서 '다음 국회에서 이 문제는 4년 동안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최소강령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합의를 한다면 단일대오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오늘 그 출발을 금태섭·조성주 대표가 열었다"며 "내년 4월 12월 총선 때 그 결과가 반드시 기대 이상의 성과로 성취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축사에 나선 이들 중 이상민·양향자·정태근 세 사람은 금태섭·조성주 공동대표와 함께 '금요연석회의' 구성원이고, 김종인 전 위원장도 이에 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향자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이 네트워크을 만들어주신 김종인 대표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낙연 전 총리는 영상 축사에서 "새로운선택과 세 번째 권력의 도전, 여러분의 문제 의식을 이해한다"며 "충정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총리는 끼기 힘들 것"이라며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왜 갑자기 당을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거리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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