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김길리, WC 4차 대회서‘다관왕’ 목표 이뤘다

김길리가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관왕’을 목표로 내세운 김길리(성남시청)가 한국 팬들의 응원을 받고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김길리는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2분23초746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1차 레이스에서도 1위에 오른 김길리는 이번 대회 여자 1500ｍ에 걸린 금메달 2개를 싹쓸이하며 세계랭킹 1위다운 면모를 증명했다.

이날 김길리는 레이스 초반 맨 뒤에서 틈을 노리는 작전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12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네덜란드의 하너 데스멋이 갑자기 스퍼트를 올리며 크게 앞서 나갔고 함께 출전한 심석희(서울시청)가 격차를 줄여 나가면서 6바퀴를 남기고는 선두에서 레이스를 운영했다. 그 사이 김길리는 한 계단 한 계단 순위를 끌어 올렸고, 3바퀴를 남긴 시점 아웃코스를 이용해 1위로 한 번에 올라섰다. 이후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켜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김길리는 이소연(스포츠토토), 서휘민, 심석희와 함께 나선 여자 3000ｍ 결승에서도 4분10초60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길리는 이번 대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로 종합랭킹 포인트 865점을 쌓아 2위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805점)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ISU는 월드컵 1∼6차 대회 성적으로 남녀 종합 1위를 선정해 특별 트로피인 크리스털 글로브를 수여한다.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와 6차 대회는 내년 2월 각각 독일과 폴란드에서 열린다.

앞서 김길리는 대회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실수를 보완해서 꼭 다관왕에 오르겠다”며 “6차 대회까지 최선을 다해 크리스털 글로브를 얻고 싶다”라는 당찬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성큼 앞서나갔다.

남자 1500ｍ 2차 레이스 결승에서는 박지원(서울시청)이 2분18초69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1위는 2분18초661로 결승선을 통과한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였다.

지난 시즌 크리스털 글로브 초대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박지원은 종합랭킹에서 681점을 쌓아 1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683점)를 2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남자 500ｍ 결승에서는 서이라(화성시청)가 41초20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5000ｍ 계주 결승에서는 박지원, 황대헌(강원도청), 김건우(스포츠토토), 장성우가 나섰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