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한국 학생들, 행복도로 보면 열등생?

5명 중 1명 “삶에 불만족”
OECD 평균보다 4%포인트 높아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한국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는 높은 반면, 삶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에 따르면 중3∼고1인 만 15세 한국 학생들 가운데 22%가 ‘삶에 불만족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는 81개국이 참여했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최저 0점에서 최고 10점으로 매기는 방식이다. 여기서 5점에 못미치는 ‘0∼4점’을 준 학생은 삶에 대해 불만족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 비중은 직전 조사 때인 ‘PISA 2018’의 23%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PISA조사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삶에 대한 만족도, 학교·가정 생활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00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삶에 불만족하는 학생이 5명 중 1명으로, OECD 평균 18%보다 4%포인트 높았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주요국 평균보다 낮다는 의미다.

이는 높은 ‘학업성취도’와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 읽기, 과학 점수는 모든 영역에서 OECD 평균보다 높았다. 평균점수도 전체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고 2∼3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꾸준히 삶에 불만족하다고 답하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다. 앞서 PISA 2018조사에서 이 비중은 23%로 OECD 평균 16%보다 7%포인트 높았다. 2015년 조사에서는 22%로, OECD 평균 12%를 10%포인트 웃돌았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진행한 조사에서는 청소년 7명 가운데 1명은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5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건강상태 조사에서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은 14.3%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학생이 17.9%로 남학생 10.9%와 견줘 7%포인트 높았다. 학년별로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비율이 15.8%로 가장 높았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학생이 늘면서 이를 실제로 계획한 비율은 4.5%였다. 시도한 비율도 2.6%였다.

이 비율은 2005년부터 3년간 20%를 넘었다가 2008년 10%대로 하락한 후, 2020년 10.9%로 10.9%로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다시 상승했다.

학생들은 실제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학생 A씨는 “친구들 중에 힘들다, 우울하다 말하는 애들 많은데 조사에서는 아니라고 답한다”며 “우울하다고 대답하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상담을 한다고 어차피 해결되지도 않기 때문에 귀찮기도 해서 제대로 답변을 안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