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적쇄신` 바람에… 올드보이 용퇴론 목청 커진 野
민주당 지도부 "공천관리위 출범시점부터 당혁신 시간될것"
내년 총선을 넉달 앞두고 여권에서 인적 쇄신 바람이 불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달리 당내 주류 세력이 쇄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서다.
오히려 불출마 선언은 초선 영입인재에서 나오고 있고, '올드보이'들이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 이들을 대상으로 한 용퇴론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인적 쇄신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대표 등 친윤(윤석열) 그룹 핵심인사가 2선으로 후퇴한 반면,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등 주류에서 불출마 결단을 내린 사례가 없다.
지난해 6월 3선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역구(서울 중·성동갑)를 '험지'인 서초을로 옮긴 정도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6선)과 우상호 의원(4선), 오영환·강민정·홍성국·이탄희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이 중 4명이 초선 의원이다. 특히 홍 의원과 오 의원, 이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재이기도 하다.
오히려 올드보이들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 전 장관, 유성엽 전 의원, 이춘석 전 의원은 지역구를 다지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5선 의원 출신인 이종걸 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3선 출신인 전병헌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미 방송에서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총선 때마다 거듭됐던 용퇴론보다 복귀 움직임이 커지고 있던 셈이다.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와 초·재선 의원들의 활약 미비가 이들의 등판론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선 올드보이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그러나 최근 용퇴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김민석 의원이 지난 1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움직임을 두고 "사쿠라(변절자) 노선"이라고 비난하고 나서다. 당내에선 김 의원의 사쿠라 발언 이후 그의 탈당 전력이 부각되면서 '586 정치인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표 586세대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캠프인 국민통합21로 이적한 전력이 있다.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이유가 '586중심 운동권 순혈주의'로 밝혀진 사실도 용퇴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여기에 '원칙과 상식'의 기득권 내려놓기 선언은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까지도 압박하고 있다. 당내 혁신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네명 모두 자신이 공천이나 당선 욕심을 내려놨다. 험지 출마든, 백의종군이든 선당후사의 길에 앞장설 것"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민주당 지도부의 용단을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당내 민주주의 등을 요구하며 출범한 원칙과 상식은 이원욱(3선)·김종민·조응천(재선)·윤영찬(초선) 의원(가나다순) 등이 주축으로 활동 중이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의 움직임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중 다수가 불출마 선언을 할 경우 민주당도 당 차원의 결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도부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는 내년 1월 중순부터 이런 상황이 해소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혁신의 시간은 빠르면 1월 중순에서 2월 초순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민주당의 시간표대로 움직이겠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시스템 공천'을 적용하면 향후 공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적 개편이 진행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17일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내부에서도 중진이나 586, 올드보이의 용퇴와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공감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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