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K “전문가들, 조현범 우호 지분 매입 ‘선관주의의무’ 위반 소지”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2023. 12.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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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 단독 인터뷰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스페셜시츄에이션스(MBKP SS) 대표. [MBK파트너스 제공]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 확보에 나선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지난 15일 공개매수가를 높인데 이어, 조현범 회장 측 주주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스페셜시츄에이션스(MBKP SS) 대표는 1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듯, 공개매수에 응할 계획 없이 기존 최대주주의 우호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기업이 주식을 매입할 경우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이 공개매수 선언 이후 조현범 회장을 위해서 우호 지분을 매입한 것 등을 지적하고, 유사한 지분 매입을 막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선관주의의무(善管注意義務·Duty of Due Diligence)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줄인 말이다. 별개 기업이 공개매수 공시 이후 현 경영진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가 공개매수 실패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관련 경영진은 영업과 무관한 투자행위 및 투자 손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부 대표는 “시장에서는 지난 15일 주가 급락에 대해 ‘공개매수가 실패하면, 주가는 공개매수 이전인 1만원 대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입증된 것으로 해석한다”면서 “기존 지배구조 체제에서 기업·주주 가치가 제대로 발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시장과 투자자들도 다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관주의 의무’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 한국앤컴퍼니 측은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아래는 부 대표와 인터뷰 전문.

▶ 이례적으로 경영권 분쟁 소지가 있는 기업에 투자 결정을 내린 배경은.

-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이나 ‘형제의 난’에 초점을 맞춰서 말하지만, MBKP SS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서 한국앤컴퍼니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진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현재의 지배구조상으로는 한국앤컴퍼니는 펀더멘탈이나 지속성장 가능성이 발현되기 어렵다. 거버넌스를 제대로 세운다면, 긍정적인 업황과 함께 더욱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 공개매수 가격을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한 이유는.

-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취득이 공개되면서 15일 주가는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주가 급락에 대해 공개매수가 실패하면, 주가는 공개매수 이전인 1만원대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입증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의 지배구조 체제에서의 기업가치, 주주가치는 제대로 발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장과 투자자들 모두 알고 있다. 공개매수는 그동안 한국앤컴퍼니에 투자했던 일반·소액주주들께 프리미엄이 담긴 금액으로 투자 회수, 이익실현의 기회를 드린다는 의미였다. 가격 상향은 주주 가치 보호 차원에서 일반·소액 주주들께 프리미엄을 더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 공개매수 성공을 자신하나.

- 성공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이유와 그 취지에 일반·소액 주주분들이 공감해주신다면 가능하다. 대다수 주주들께서 공개매수에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공개매수에 응할 계획 없이 기존 대주주의 우호지분으로 기업이 주식 매입을 결정하는 경우, 관련 경영진은 공개매수 실패 시 주가하락 및 영업과 무관한 투자행위로 인해 해당 기업에 대한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기업지배구조 학계,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보유한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이번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선관주의의무에 부합하는 결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 MBKP SS와 조현식 고문, 조희원씨 등과의 관계 정립은 어떻게 되나?

-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총 15명으로 구성될 수 있는 한국앤컴퍼니의 이사회 이사 절반 이상을 MBKP SS에서 지명한다. 이사회를 주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조 고문, 조씨는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설립자의 가족이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로서 MBKP SS를 지지하고 견제하는 ‘진정한 주주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주주가치·기업가치가 훼손됐다고 본 이유는.

- △대주주의 사법리스크 △일반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이사회 구성 △대주주의 위법행위 및 회사관련 각종 사건사고들에 대한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진들 등 기업지배구조가 무너져 있기 때문이다.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면, 말뿐인 ‘이사회 경영’, ‘전문경영진 확립’이 아니라 실제적인 펀더멘탈 개선과 지속성장성이 발현될 것으로 확신한다.

▶ 추가적인 계획이 있다면.

- 탄탄한 펀더멘탈과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가 현재의 지배구조 체제 아래에서는 발현되기 어렵다. 심지어 지금도 주주 및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를 더 좋은 기업으로 변화·성장시키고자 공개매수에 나서게 됐다. 이번 주 금요일(22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가 한국앤컴퍼니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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