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욕심 없다는 'SK 재벌 3세'…회사 뛰쳐나와 '이 사업' 도전한 이유
액수보단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기부 참여하는 게 중요…"사회 문제를 인지하고, 같이 의견을 내어서 바꾸는 것"
기부 택한 이유 "사회에 좋은 사람 되고 싶고, 좋은 마음에 포커스 된단 게 좋아서"
이승환 돌고도네이션 대표(35)는 SK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외손자다. 재벌 2세의 아들, 재벌 3세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에 출연해 자세한 이야길 들려줬다. 휴먼스토리는 구독자 86만명의 유튜브 채널로, 성공과 실패, 노하우, 특별한 사연 등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공간이다.
시작은 이랬다. SK에 5년쯤 다니다가 자기 것을 해보겠다며 회사를 나왔다. 그러다 기부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왜 하필 기부 사업이었을까. 이 대표는 이리 대답했다.
"좋잖아요. 사회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좋은 마음에 포커스 될 수 있단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계속 노력해요. 좋은 사람이 되자. 태생적으로 제가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운동하듯이, 똑똑해지고 싶듯이, 좋은 마음을 갖기 위해 공부하듯 기부에 관심 갖게 됐단 말이었다. 돈엔 욕심이 없고, 착한 사람은 아녀도 착하려고 노력을 많이한다고.
"아이덴티티(나의 정체성)를 찾아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 창업한 것 같아요. 행복이 모두에게 다 다르잖아요. 실패하고 실패하고 실패하다 보니, 자선 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돌고도네이션'은 벌써 창업 6년차다. 이름 '돌고'는 마음이 돌아야 행복이 돈단 의미에서 담았다.
처음엔 어머니가 반대했단다. 근데 설득했다.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지금은 금전적인 지원도 받는단다. 감사할 줄 안다고 했다. 그의 평소 철학이다.
"일상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도움을 많이 받아도, 기억을 못하는데요. 인지하지 못하는 감사함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원들은 기부가 필요한 곳을 찾고, 이 대표는 기부해 줄 곳을 찾는다. 그리 매칭한다. 수익은 내지 못한다.
다만 기부 방식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처음 2년 동안은 현금 기부를 했단다. 그러다 보니 여러 이슈가 생겼다. 이후 3~4년 간은 물품 기부를 했다. 소외 계층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주는 방식이다.
"물품으로 하면 소외계층에 필요하지 않은 물건도 많이 보냅니다. 자기가 주고 싶은 것, 생색내고 싶은 걸요. 결국 쓰레기나 재고가 되거든요. '소외 계층에게 필요한 물건이냐', 그게 전제 조건이고 가장 중요합니다."
기부를 가능한 많이 하고 싶어서, 물품 구매 비용을 '공동 구매'로 아낀다. 이 대표가 셀러들에게 직접 컨택한다. 좋은 물건을 최저가로 산다. 그럼 도매로 하면서, 기부 효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여기서 셀러들이 '할인'해주는 경우가 있기에, 이에 대한 걸 수익으로 가져가려 한단다. 아직은 아니다. 기업이 커지기 전까진 '적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액수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지요. 사회 문제를 인지하고, 같이 의견을 내어서 바꾸는 거고요. 이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부 가능 액수도 적게 잡았다. '돌고도네이션'엔 1000원부터 기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월 3만원씩 1만명이 기부하면(약 3억원) 지속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기부한단 이가 있으면 새벽에도 달려간단다. 어떤 이는 타이밍이 딱 맞아서, 15분만에 2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대표는 "멋있고 대단하다"고 했다. 1억을 기부한 또 다른 이는 "여긴 딱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자니까 이상한 짓은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 나왔고, 자주 실패했고, 역량에 대해 자기 객관화를 하며 잘할 수 있는 걸 찾아가는 사람. 그리고 잘할 계획인 사람.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며 공감한 부분도 이런 거라 했다.
"거기에서 회장님이 유능한 애에게 물려주는 걸 고민했잖아요. 유능한 사람이 회사를 경영하고 키워가야 한단 점에 있어선, 저희 가족들도 다 공감했어요."
돌고도네이션 목표도 글로벌 10위 안에 드는 거란다. 이유가 이랬다. "뭘 해도 경쟁이 돼야 재밌고 잘하게 되니까요."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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