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정신 미래세대로 계승 한국경제 부흥 역량 모아야"

정승환 전문기자(fanny@mk.co.kr) 2023. 12. 1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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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이 지난 15일 열린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진주 김호영 기자

"진주의 K-기업가정신은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살피는 마음, 기업을 통한 국가와 인류사회에 대한 공헌, 인본주의적 인재경영,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정신이 그 요체다. K-기업가정신에는 인간 존중과 공동체적 가치가 담겨 있다."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이 15일 진주시 능력개발관에서 열린 제1회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허 명예회장이 체득한 기업가정신의 원천은 진주에서 보낸 유년 시절과 집안 어르신의 가르침이다. 그는 고 허만정 GS 창업주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그는 1943년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에서 태어나 지수초등학교를 다녔다.

허 명예회장은 "조부와 부친은 공부하라는 말씀보다 성실과 근면, 우애와 겸손을 강조했다"며 "이웃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신 그분들의 가르침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귀감이자 지향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73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해 50년간 일하면서 GS칼텍스를 연매출 6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허 명예회장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을 석유제품 수출국가로 전환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에너지 자립을 향한 열망과 기업가정신이 있었다"며 "기업가정신은 국부 창출의 원동력이자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유도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증가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생산 요소"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1979년 2차 오일쇼크로 큰 위기에 처했다. 이때 원유는 수입하지만 석유는 수출한다는 역발상으로 '임가공 수출'을 시도했다. 임가공 수출은 원유를 위탁받아 정제 처리한 후 수출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공장 가동률 상승과 원유 확보, 제품 판매 문제까지 해결됐다.

대한민국 석유제품 수출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이다. GS칼텍스는 2012년 국내 기업 중 두 번째이자 정유업계 최초로 250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현재 GS칼텍스 국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70%가 넘는다.

허 명예회장은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결정했다. GS칼텍스는 1988년 여수 프로필렌 공장에 이어 1990년 국내 최초로 파라자일렌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 등을 설립했다.

허 명예회장이 이날 들려준 기업가정신 중 하나는 '파트너십'이다. 그는 "기반이 부족한 사업 초창기에는 해외 기술을 받아들여 필요한 역량을 조달했다"며 "자체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아 결국 독자적 역량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저는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파트너십의 뿌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는 승산마을에서 200년 넘게 자리 잡아온 김해 허씨와 능성 구씨 두 가문의 동업으로 1947년 설립됐다. 이후 락희화학과 미국 칼텍스가 1967년 설립한 GS칼텍스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한미 합작 경영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허 명예회장은 "선대의 정신을 이어받은 GS그룹 역시 협력사, 스타트업 등 파트너들과 함께 신사업에 진출하며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면서 "GS에는 오랜 세월 몸에 밴 협력과 파트너십의 DNA,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노력이 금전보다 중요한 자본이라는 철학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진주 지역이 물려받은 선대의 명성과 정신을 미래 세대로 계승·발전시켜 나가자고 주장했다. 제2, 제3의 글로벌 창업가를 육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한민국 경제를 부흥하는 과업에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는 게 허 명예회장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허 명예회장은 포럼에 참석한 대학생들에게 "혁신적인 리더십과 불굴의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리더로 성장해나가길 마음 깊이 기원한다"며 청년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진주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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