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탄소 항공유에 보조금 韓 정유업계 수출 타격 받나

갤런당 최대 1.75달러 공제
항공유 대미수출 영향 촉각

미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지속가능한 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에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국내 정유 업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워낙 낮은 SAF 특성상 보조금 지급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SAF에 지급하는 세액공제 관련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SAF는 화석연료가 아닌 바이오매스와 셀룰로스, 에탄올 등으로 만든 저탄소 항공유다. IRA는 올해부터 미국에서 SAF를 생산·판매하거나 사용하는 납세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도록 규정한 바 있다.

세부 규정에 따르면 석유로 만든 항공유에 비해 제품 생애주기 동안 탄소배출량을 50% 감축한 SAF는 1갤런당 1.2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배출량 감축이 50%를 초과하는 경우 1%포인트마다 0.01달러를 추가로 공제한다. 최대 1.75달러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한국 정유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이 수입 항공유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확보하고 있어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일평균 석유 기반 항공유 수입량 12만배럴 가운데 6만4000배럴(53%)은 한국산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38억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

다만 국내 정유 업계는 SAF 가격이 워낙 높아 당장은 기존 항공유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SAF가 기존 항공유보다 2~3배 더 비싼 상황에서 보조금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SAF는 이미 가격이 워낙 비싸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서 현재 항공유보다 더 싼 가격으로 공급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