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안타 MVP+창단 첫 KS 진출 멤버, 하지만 자리가 없다…서건창과 키움의 재회는 이루어질까
[OSEN=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서건창(34)이 다시 한 번 재회할 수 있을까.
올해 FA 시장은 초반 전준우(롯데, 4년 총액 47억원), 안치홍(한화, 4+2년 최대 72억원), 고종욱(KIA, 2년 최대 5억원) 김재윤(KT, 4년 총액 58억원), 양석환(두산, 4+2년 최대 78억원)이 계약을 하면서 뜨겁게 타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양석환을 마지막으로 계약 소식이 끊기며 12월은 시장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서건창 역시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로 FA 3수에 도전한 서건창은 이번 겨울에도 FA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25일 LG의 보류선수 제외 명단 12명에 포함되며 타의로 시장에 나오게 됐다.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은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군 경기에 나온 것은 단 1경기 뿐이었다. 결국 서건창은 부상 이후 방출돼 군에 입대하며 그대로 야구 커리어가 끝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2011년 9월 넥센(현 키움)에 입단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남다른 기량을 보여주며 2012년 정식선수로 등록돼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키움에서 서건창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2년 127경기 타율 2할6푼6리(433타수 115안타) 1홈런 40타점 70득점 39도루 OPS .709를 기록하며 주전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키움의 주축 선수로 발돋음했다. 2014년은 서건창이 가장 빛났던 해다. 128경기 타율 3할7푼(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OPS .985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0안타를 달성한 서건창은 키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고 리그 MVP를 들어올렸다.
화려했던 서건창의 전성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2018년 부상을 당해 시즌 대부분을 결장했고 이 때부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점차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서건창은 결국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LG로 돌아갔다.
LG에서 서건창은 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LG 이적 첫 해 68경기 타율 2할4푼7리(235타수 58안타) 2홈런 24타점 33득점 6도루 OPS .655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77경기 출장에 그쳤고 두 번째 FA 자격도 행사하지 않고 FA 3수에 도전했다.
올해는 서건창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키움 시절 전성기를 함께했던 염경엽 감독이 LG 감독으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서건창 사용법을 알고 있다는 염갈량도 결국 서건창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서건창은 올해 44경기 타율 2할(110타수 22안타) 12타점 14득점 3도루 OPS .542로 커리어로우를 기록했고 대주자 신민재에게 밀려 주전 2루수 자리를 내줬다.
시즌이 끝난 뒤 서건창은 세 번째 FA마저 신청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LG가 서건창을 방출하면서 결국에는 시장에 나오게 됐다.
서건창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지만 서건창을 원했던 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서건창이 전성기를 보냈던 키움이 다시 한 번 서건창에게 손을 내밀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서건창이 방출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먼저 연락을 해서 같이 해보자고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건창은 여전히 키움에게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키움으로 갈 경우 1군에서 출전기회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키움은 이미 주전 2루수 김혜성이 확고하게 버티고 있다. 김혜성은 올해 137경기 타율 3할3푼5리(556타수 186안타) 7홈런 57타점 104득점 25도루 OPS .842를 기록하며 2년 연속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포함해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KBO리그 최고의 미들인필더로 인정받았다.
여기에 키움은 지난달 22일 2차 드래프트로 최주환을 영입했다. 134경기 타율 2할3푼5리(426타수 100안타) 20홈런 63타점 OPS .742를 기록한 최주환은 최근 2년 동안 출루율이 하락하며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전성기과 비교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강력한 장타력이 매력적인 타자다. 더구나 키움은 올해 팀 홈런 최하위(61)에 머물러 최주환의 파워가 절실하다.
키움은 김혜성의 내년 포지션을 두고 고민이 많다. 내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혜성은 유격수로 뛰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만약 김혜성이 유격수로 다시 포지션을 옮긴다고 하더라도 주전 2루수 자리는 최주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팀의 미래를 본다면 김휘집, 송성문 등 젊은 선수들이 2루수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서건창이 키움에 온다면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서건창은 세 번이나 FA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고 이제는 방출까지 당한 선수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반등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출전기회가 필요하다. 2014년 MVP 수상자로 자부심이 있는 서건창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기회가 있는 팀으로 가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안치홍이 한화로 이적한 롯데나 아직 김선빈과 재계약을 하지 못한 KIA 등 주전 2루수가 정해지지 않은 팀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서건창의 고민이 계속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키움은 서건창을 기다리고 있다. 키움의 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서건창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서건창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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