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감독의 한마디. '4연속 통합 우승' 꿈꾸는 선수단의 의지에 불질렀다 [인천승장]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17/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인내심을 갖고 기회가 오길 기다리라고 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한선수의 손끝에선 속공부터 좌우 오픈, 파이프까지 자유자재로 공이 뿜어져나왔다. 상대는 말그대로 속수무책이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현대캐피탈전에서 3대0 셧아웃 완승을 거뒀다. 특히 18-23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1세트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2~3세트는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꼭 작전타임을 부르지 않아도, 경기 내내 끊임없이 코트 옆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고 소리지르며 호흡하는 감독이다. 그는 "1세트 내내 선수들에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인내심을 갖고 기회를 기다려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에 왔다"며 미소지었다.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대한항공이 1세트를 26-24로 역전시켰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는 임동혁.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17/

특히 리시브가 안정되자 밀고 당기고 속이고 빼주는 한선수의 경이로은 경기운영이 빛을 발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선수 같은 잠재력을 지닌 선수는 한국에 많다"면서도 "다만 한선수는 거기에 넘치는 자신감을 지녔다. 어쩌다 범실이 나와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운영에 대해 "굉장히 잘했다"는 칭찬도 잊지 않았다.

이날 서브에이스 2개 포함 16득점, 2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마크 에스페호에 대해서도 "경기 끝나고도 '더 잘할수 있다. 더 보여주고 싶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득점을 올린 대한항공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17/

"나보다 오히려 스스로에 부여한 기대치가 더 높은 선수다.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뭘 잘못했고 보완해야하는지도 빠르게 캐치한다. 그동안 우리팀 배구에 적응하려고 정말 열심히 했다."

"이긴 경기도 보완해야할 부분, 더 잘해야할 부분들을 체크한다. 다만 오늘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잘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