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만 달러’ 외국선수 맞나? ‘DB산성’ 무너뜨린 배스의 43점 괴력…‘40만 달러’ 에릭은 0분 출전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12.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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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선수 샐러리캡의 절반도 안 되는 선수가 천하의 'DB산성'을 무너뜨렸다.

배스는 37만 달러에 영입된 선수이며 이는 80만 달러의 외국선수 샐러리캡에서 절반도 되지 않는 몸값이다.

물론 '1.5+1.5'를 추구하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40만 달러 이상의 외국선수는 없으나 게이지 프림, 케베 알루마의 출전시간 차이가 크지 않아 이해가 가능하다.

'4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외국선수가 부상 없이 1초도 출전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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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선수 샐러리캡의 절반도 안 되는 선수가 천하의 ‘DB산성’을 무너뜨렸다.

수원 kt는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90-82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패리스 배스였다. 그는 40분 모두 출전, 3점슛 7개 포함 43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디드릭 로슨(24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잡았다.

외국선수 샐러리캡의 절반도 안 되는 선수가 천하의 ‘DB산성’을 무너뜨렸다. 사진=KBL 제공
배스의 괴력은 DB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1쿼터 시작부터 신들린 듯한 야투는 시도하면 성공으로 이어졌다. 3점슛은 물론 점퍼, 돌파 등 가능한 모든 공격 옵션을 활용해 DB가 자랑하는 높이를 무력화했다.

여러 기록도 세웠다. 배스가 기록한 43점은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이다. 자밀 워니의 안양 정관장전 46점 이후 전체 2위 기록이기도 하다. 더불어 15개의 필드골 성공, 7개의 3점슛, 6개의 자유투 등 커리어 하이 기록을 썼다.

배스는 올 시즌 kt의 메인 외국선수로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다. 그가 받는 연봉을 보면 메인 외국선수가 아니다. 배스는 37만 달러에 영입된 선수이며 이는 80만 달러의 외국선수 샐러리캡에서 절반도 되지 않는 몸값이다.

KBL 10개 구단 중 대부분은 최소 40만 달러, 많으면 50만 달러가 넘는 외국선수들이 메인 옵션으로 뛰고 있다. 메인과 서브 외국선수들의 몸값 차이가 작지 않다. 물론 ‘1.5+1.5’를 추구하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40만 달러 이상의 외국선수는 없으나 게이지 프림, 케베 알루마의 출전시간 차이가 크지 않아 이해가 가능하다.

다만 kt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이다. 37만 달러를 받는 배스가 평균 31분이 넘는 출전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기량은 KBL 최고 수준이다. 반대로 40만 달러의 에릭은 평균 9분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기량은 1라운드에 퇴출당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마이클 에릭은 40만 달러를 받는 메인 외국선수다. 그러나 그는 평균 9분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심지어 DB를 처음으로 잡은 이날 kt는 배스를 40분 내내 출전시켰다. 에릭은 1초도 코트 위에 나서지 않았다. ‘4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외국선수가 부상 없이 1초도 출전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다양한 리그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란 점에서 벤치에서의 도움을 무시하기 힘들다. 실제로 kt의 선수들 역시 에릭의 이러한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KBL에서 외국선수에게 기량 외적인 부분만 보고 ‘40만 달러’를 안겨주는 건 설득력이 없다. 코트 위에서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다.

결과적으로 kt는 운이 따르는 팀이다. 에릭은 이미 크게 실패한 영입이지만 배스가 최고의 성공 사례가 되어 이를 잊게 해주고 있다. 심지어 기량 외적인 면에서도 최고인 배스다. 동료들과의 호흡, 그리고 팀 케미 등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는 외국선수다. DB전에선 한희원이 쓰러지자 그를 안아 벤치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기량과 인성을 모두 갖춘 외국선수와 함께한다는 건 축복이다.

다만 배스만 바라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kt는 ‘윈 나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팀이다. 코트 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가 필요하다. 에릭이 살아난다면 베스트 시나리오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빠른 결단을 고민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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