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점차 역전패 안세영 "무슨 일 일어난거야"

월드투어 파이널스 4강
대만 다이쯔잉에 패해
2년만의 왕좌 탈환 실패

안세영이 배드민턴 월드 투어 파이널 4강전에서 힘겹게 셔틀콕을 받아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9대10→20대16→20대22.

지난 16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4강전 3세트.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결승 진출에 단 2점만을 남겨두고 9점을 앞섰다.

상대는 앞서 열린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대0으로 대승을 거둔 다이쯔잉(대만). 안세영은 최근 6경기 연속 승리 등 다이쯔잉에게 10승2패로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경기가 뒤집힐 것이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을 분위기였다.

하지만 귀신에 홀린 듯 안세영은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했다. 다이쯔잉이 무섭게 6연속 득점을 하는 사이 안세영은 1득점을 올렸다. 그래도 20대16. 여전히 4점이나 앞섰고 딱 1점만 더 따면 결승 진출이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또다시 6연속 실점하며 20대22로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2021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BWF 월드 투어 파이널스에서 여자 단식을 석권했던 안세영은 2년 만에 재차 왕중왕 등극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안세영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돌아본 뒤 "경기에 져서 속상하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큰 리드를 안고 있었지만 다이쯔잉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잘 풀어갔다"며 냉정하게 경기를 분석했다.

올해 안세영의 성적을 보면 우승을 못 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안세영은 올해 124년 역사의 전영 오픈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BWF 국제대회에서 무려 10승을 쓸어 담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당시 당한 '무릎 부상'이 안세영의 발목을 잡았다. 40여 일 동안 재활을 한 뒤 복귀한 안세영은 컨디션과 체력, 경기 감각마저 무뎌졌다.

다이쯔잉은 "안세영이 평소보다 민첩하지 않은 것 같았다. 마지막은 정신력 싸움이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세계 여자 복식 랭킹 2위인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와 남자 복식 랭킹 6위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은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조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