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돈 쓸어가나" 채권시장 '조마'…'빚잔치' 한전, 자회사에 손 벌렸다

세종=최민경 기자 2023. 12. 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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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자회사에 요구한 중간배당 목표를 4조원에서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한수원,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6개 발전자회사와 비공식 협의 과정에서 중간배당 추진 목표액을 4조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5000억원가량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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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전자회사에 중간배당 3.5조 요구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강원랜드 등 18개 기관이 시살상 낙제점인 D등급(미흡)이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E등급이거나 2년 연속 D등급인 9곳 중 기관장 재임 기간이 짧거나 이미 해임된 기관을 제외한 5곳에 대해서는 기관장 해임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2023.6.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전력이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자회사에 요구한 중간배당 목표를 4조원에서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발전자회사들과 협의 과정에서 요구 수준을 조정했지만 이례적인 한전의 중간배당 요구에 자회사들 역시 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채 발행한도가 없는 발전자회사의 사채가 대량으로 쏟아질 위기에 채권시장도 비상등이 켜졌다.

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한수원,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6개 발전자회사와 비공식 협의 과정에서 중간배당 추진 목표액을 4조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5000억원가량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은 1조7000억원대, 발전 5사는 3000억원대 중간배당이 할당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누적적자 45조원에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은 한전이 한전채를 새로 발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한전이 올해 총 6조원의 영업손실을 낼 경우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계 액수는 14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른 내년 한전채 발행 한도는 74조5000억원이다. 10월말 기준 발행 잔액이 79조6000억원으로 이미 발행 한도를 초과했다. 추가 발행은 커녕 기존 한전채를 상환해야 할 처지다.

한전이 중간배당을 통해 발전자회사로부터 3조5000억원의 자금을 당겨오면 한전채 발행한도는 중간배당 액수의 5배만큼인 17조5000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한전채 발행 한도가 92조원으로 늘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전의 중간배당 요구에 한수원 등 6개 자회사는 지난 11∼14일 잇따라 이사회를 열고 정관에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한전은 조만간 각 자회사에 정식으로 중간배당을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배당액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 자회사 개정 정관을 승인하면 이달 중 추가 이사회를 열고 배당액을 의결할 계획이다.

발전자회사들은 매년 3월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모기업 한전에 정기배당을 해 왔다. 그러나 중간배당 요구는 이번이 처음인 데다 배당 요구 수준도 지난해 6개 자회사 배당금 총액인 904억원의 38배 수준으로전례 없이 높다. 최근 10년간 연간 배당이 가장 많았던 2016년에도 6개사의 배당은 9044억원으로 1조원이 안 된다.

가장 많은 배당액을 요구받은 한수원은 올해 1∼3분기 163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 9월 말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수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모두 더해도 1조원이 겨우 넘는다. 원전 건설 및 연료 구입비, 경상비 등 운영비로 쓸 돈까지 중간배당에 갖다 쓴다고 가정해도 한전이 요구하는 수준에 못 미친다.

결국 회사채를 더 많이 발행하거나 금융권 차입 등으로 추가 재원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100% 자회사인 발전자회사들이 사채를 발행하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전의 부채에도 그대로 잡힌다.

문제는 발전자회사들이 올 한해 동안 발행한 채권 잔액만큼을 단기간에 더 발행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한수원과 발전 5사가 발행한 채권 액수는 총 3조6000억원이다. 구체적으로 한수원 1조4300억원, 남부발전 7100억원, 서부발전 5300억원, 중부발전 4400억원, 남동발전 4400억원, 동서발전 1700억원이다.

발행한도 제한이 없는 발전자회사의 사채가 폭증하면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량채가 한꺼번에 채권시장에 쏟아질 경우 유동성을 한쪽으로 쏠리게 만들어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앞서 한전채가 시장에 쏟아지며 시장 교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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