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에스페호 날개로 날아오른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잡고 2위 복귀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운 임동혁과 에스페호 마크를 앞세워 1위 탈환을 위한 기어를 올렸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3-0(26-24 25-17 25-16)로 승리했다.
막판 패색이 짙던 1세트 접전을 뒤집으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대한항공은 13-14에서 연속 실점하며 줄곧 3~4점 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18-23에서 잡은 반격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규민의 서브권에서 곽승석의 퀵오픈을 시작으로 한선수와 에스페호의 연속 블로킹 득점으로 단숨에 3점을 따라붙었다.
분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작전타임을 부른 현대캐피탈이 곧바로 허수봉의 시간차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잡았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임동혁의 백어택으로 1점을 만회한 대한항공은 홍동선의 공격을 한선수가 가로막으며 1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뒤이어 상대 공격 범실로 듀스를 만드는 데까지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계속된 블로킹과 끈질긴 수비에 부담감을 느낀 현대캐피탈의 실수가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24-24에서 최민호 속공과 아흐메드의 백어택까지 아웃되면서 고개를 숙였다.
현대캐피탈은 벼랑 끝에 몰린 3세트,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강하게 대한항공을 압박하며 초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뒷심싸움에서 결국 대한항공이 또 웃었다. 대한항공은 10-13에서 곽승석의 퀵오픈과 에스페호의 백어택, 김규민의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규민은 이어 오픈 공격과 속공으로 팀에 리드를 안겼다. 대한항공은 18-16에서 김규민 속공과 서브 득점, 그리고 에스페호와 한선수 연속 블로킹 등으로 내리 7점을 뽑아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2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은 10승(6패) 고지에 오르며 승점 31점을 기록, 리그 2위를 되찾았다. 선두 우리카드(승점 34점·12승4패)와 격차는 승점 3점 차다.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경기 지휘 속에 팀 공격 성공률을 53.84%까지 끌어올리며 상대를 압도했다. 블로킹 득점에서 15-3으로 크게 앞섰다. 무엇보다 임동혁, 에스페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되지 않은 정지석, 컨디션 난조에 빠진 정한용을 대신해 아웃사이드히터 자리에 선발 출전한 대한항공 에스페호는 지난 13일 한국전력전(19점)에 이어 이날도 16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링컨 윌리엄스를 대신해 아포짓스파이커로 나선 임동혁도 양 팀 최다인 17점으로 펄펄 날았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1세트(18-23) 상황이 오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플레이해달라’고 주문했다.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현대캐피탈이 초반에 강하게 나왔는데 전체적으로 우리 퍼포먼스가 좋았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인천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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