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태흠·하태경···한동훈 비대위원장 ‘비토’

문광호 기자 2023. 12. 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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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이민정책 활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17일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를 다시 당대표를 만들어 본들 그 선거가 되겠나”라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움직임이 표면화하자 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일각에서도 한 장관이 수직적 당정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분출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정치 경험 많고 큰판을 다루어본 사람을 영입해서 비대위를 만들어야 한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론’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 장관은 검사 출신으로 지난해 법무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홍 시장은 “김기현 대표 실패가 바로 그런 거(윤 대통령 아바타) 아니었나”라며 “쇄신 대상자들이 자기가 살아 남으려고 꼭 하는 짓들이 김기현 체제 2기를 언론 플레이를 통해 다시 만들려고 하는구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천황(破天荒)의 변혁 없이는 총선 치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천황은 천지개벽 이전의 혼돈한 상태를 깨뜨려 연다는 뜻으로 이제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행한다는 뜻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이날 SNS에서 “국민의힘의 현 상황은 혁신을 넘어 혁명적 사고가 필요한 때”라며 “다 쓰러져 가는 집 문 앞만 페인트칠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대위는 집을 새로 짓고 간판까지 바꿀 정도의 환골탈태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이에 맞는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 중도도 포용할 수 있는 정치의 새 판 짜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비윤 의원들 역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태경 의원은 SNS에서 “한동훈은 정치신인이지만 우리 당의 유력한 차기주자”라며 “아껴 써야 한다.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온갖 풍상을 다 맞아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동훈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용호 의원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전쟁을 지휘해 본,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을 국민의힘 장수로 모셔야 한다”며 “한동훈 장관은 우리 당의 큰 자산이다. 그분은 그분의 스타성에 걸맞은 선대위원장 같은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일각에서는 또다시 전당대회 시즌2 같은 세몰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럽다”며 “지금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을 넘어서서 필요하다면 창조적 파괴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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