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 "우리 선수들이 한국 배구 망치는 느낌"

"이런 정신이라면 대표팀에서 또 다른 실패 할 것"

[인천=뉴시스] 문성대 기자 =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졸전 끝에 패한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0-3(24-26 17-25 16-25)으로 완패를 당했다.

3연승에 실패한 현대캐피탈(4승 12패·승점 15)은 6위에 머물렀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아흐메드(13점)와 허수봉(12점)이 분전했지만, 승패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블로킹 수에서도 3-15로 열세를 보였다. 수비도 흔들렸고, 결정적인 순간에 범실로 자멸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최태웅 감독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프로 선수가 돼야 한다고 끊임 없이 말하고 있지만 아직 선수들이 그게 어떤 건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1세트 23-18 리드 상황에서 듀스 승부 끝에 패한 것에 크게 분노했다.

그는 "실력 부족이다. 대한항공은 잘했고 우리는 못했다. 경기장에서 부담감을 가질 때, 자신감이 부족한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다 실력 부족인 것 같다. 우리 팀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들어가 있는데, 우리 선수들이 한국 배구를 망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발전을 위해 시스템, 마인드를 구축하려고 이것저것 다 했지만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들어가 있는데, 배구는 이름만 갖고 하는 게 아니다. 선배들이 피, 땀으로 만들었던 성과를 젊은 선수들이 얻어가려고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력, 투지, 열정 등 모두 부족하다. 그동안 훈련량을 늘렸지만 이제 훈련 강도도 높여야 할 것 같다. 이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이런 정신이라면 대표팀에서 또 다른 실패를 할 것이다. 팀에서 기본부터 더 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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