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가 폭발했다' KT, 막강 선두 DB에 시즌 첫 연패 안겼다

최만식 2023. 12. 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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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고양이 목에 방울 달았다.'

수원 KT가 원주 DB에 시즌 첫 연패를 안기며 연승 시동을 걸었다.

KT는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DB와의 원정경기서 외인 선수 패리스 배스의 맹활약(3점슛 7개-43득점, 9리바운드)을 앞세워 90대82로 승리했다.

이로써 DB는 올 시즌 처음으로 연패를 받아들었고, 3위 KT는 다시 연승을 달리면서 14승7패, DB를 3.0게임 차로 추격했다.

이날 DB와 KT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특이한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KT와의 맞대결 3연승 중이던 DB는 올 시즌 10개 팀 중 유일하게 연패를 한 번도 겪지 않았다. 지난 15일 부산 KCC전에서 4연승 이후 패배를 당한 DB는 이날 KT를 제물로 '무연패' 전통을 이어가려 했다. 상대팀 에이스 허훈이 코뼈 골절상으로 빠진 터라 DB로서는 호재였다.

무연패의 DB와 달리 KT는 세 차례 연패를 했지만 한 번 승리했다 하면 연승을 질주하는 특이한 특성을 보여왔다. 시즌 초반 3연패 뒤 5연승-2연패-6연승-2연패를 했다가 15일 고양 소노전(82대64 승)에서 다시 연승의 발판을 잡았다. 게다가 창과 방패의 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다. DB는 올 시즌 현재까지 공격력 1위이고, KT는 수비력 2위를 기록 중이다.

각각 창과 방패를 들고 '연패는 안 된다'는 DB, '연승 할 타이밍'이라는 KT의 대결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두 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특정 선수 디드릭 로슨(DB)을 언급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김주성 DB 감독은 "앞서 KCC전은 리바운드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면서 "로슨의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그의 경기력을 끌어 올려줘야 한다. 믿는다"며 로슨을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송영진 KT 감독은 주요 타깃으로 로슨을 언급했다. "DB의 강점인 로슨을 활용한 공격이나 트랜지션을 어떻게 저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면서도 송 감독은 "최근 발목 부상 복귀 이후 경기력이 떨어진 하윤기가 오늘 살아날 것이다.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로슨 파워를 저감시킬 대항마로 하윤기를 기대했다.

전형적인 '모순의 대결'로 시작된 두 팀의 경기, 1쿼터부터 다소 예상 밖 상황이 펼쳐졌다. 객관적 전력 열세로 예상됐던 KT가 굳건한 방패 장점을 앞세운 빠른 역습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쿼터 초반 한때 10-0으로 앞서갈 정도였다. 로슨을 중심으로 한 매치업에서도 KT가 앞섰다. 하윤기가 1쿼터 3분여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골밑 부담을 덜어준 덕에 배스가 펄펄 날았다. 배스는 1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7득점-2리바운드로 코트를 지배했다. 반면 로슨은 리바운드 5개를 도왔지만 상대의 강한 수비에 필드골 성공률 40%에 그치며 5득점, 배스의 맹공에 맞불을 놓지 못했다. 결국 KT는 33-19로 1쿼터를 마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배스는 2쿼터에서도 3점슛 2개를 추가하는 등 4분여 만에 무려 누적 26득점을 기록할 정도였다. 한희원 문성곤 하윤기가 리바운드 부담을 덜어 준 덕이었다. 그렇다고 당하고만 있을 선두 DB가 아니다. 배스가 '오버 페이스'로 체력 부담을 노출하는 사이 로슨이 그제서야 몸이 풀린 듯, 제모습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2쿼터에서만 3점슛 2개를 포함, 16점을 추가하며 추격의 선봉에 섰다. 여기에 이선 알바노까지 살아나면서 DB는 전반을 47-56으로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DB는 3쿼터 김종규의 파울트러블, 박인웅의 5반칙 퇴장 등 연이은 악재를 만나면서 좁혀놓은 점수 차를 다시 헌납해야 했다. 운명의 4쿼터. KT는 2옵션 용병 제프 위디의 깜짝 활약을 앞세운 DB의 맹추격에 역전 위기에 몰리는 등 한동안 고전했지만 종료 2분여를 남겨 두고 정성우의 3점포와 배스의 역습 레이업으로 87-78, 사실상 승리를 결정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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