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의대증원 규탄"…한파 속 거리나온 의사들

"추진 시 가장 강력 수단을 쓸 수밖에"

[서울=뉴시스]임철휘 이승주 기자 = 전국의 의사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한파 속 대규모 서울 도심 집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의 '의료 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제1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종합적인 계획과 준비 없이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총파업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 회장인 이필수 범대위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을 두고 '땜질식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비과학적이고 불공정한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필수의료는 몰락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최소 11년에서 14년 후 배출될 의사 증원에만 관심을 보인다"며 "향후 10년간 붕괴된 필수의료에 어떤 대책이 있으며, 국민이 입는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 근본적인 해결책을 의료계와 머리 맞대고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와 같은 잘못된 의대증원 확대를 막고자 우리 의사들은 깊은 분노의 뜻을 강력히 표현한다"며 "충분한 소통과 협의 없이 강행할 경우 가장 강력한 수단을 쓸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밝힌다"고 전했다.

이날 연대사에 나선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와 여자의사회 등 산하 단체들도 입을 모아 정부의 정책 방향을 비판했다.

정지태 대한의학회 회장은 "필수의료 붕괴의 문제는 인원수가 아닌 배치와 신분보장의 문제"라며 "총선을 앞두고 잘못된 정책에 맞선 의료계의 투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의사와 의대생들은 '의대정원 졸속확대, 의료체계 붕괴된다' '일방적인 정책추진, 국민건강 위협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의대생들은 무대에 올라 의사 가운을 벗는 퍼포먼스를 했고,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과 길광채 광주 서구의사회장은 삭발식을 단행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85.6%가 의대 정원 확대를 가로막기 위한 의사협회의 집단진료거부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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