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 내내 인사청문회…20일 예산 통과 `먹구름`
野 강도형·김홍일 자진 사퇴 요구
與선 `국정운영 발목잡기` 맞서
예산안 막판 협상에도 이견 여전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윤석열 정부가 단행한 ‘2기 내각’ 장관급 인사들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18일부터 4일간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예고하자 국민의힘은 국정운영 발목잡기라고 맞서며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그 사이에는 여야가 끝판 협상을 진행 중인 2024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도 예정돼 있다. 20일을 처리 시한으로 못박기는 했으나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정국이 급랭하면 예산안 처리도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21일까지 인사청문회가 이어진다.
19일에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 후보자, 20일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1일에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잇따를 예정이다. 2기 내각에 포함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2기 내각을 두고 또다시 ‘인사 참사’가 반복됐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2기 내각 후보자들의 면면은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국민께 실망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며 “국정 운영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부적격 인사들을 자진 철회하시라”고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1999년 폭력 전과, 2004년 음주운전 전과, 지난해 아내 위장전입 의혹 등이 있는 강도형 해수부 장관과 ‘BBK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검사 출신의 김홍일 방통위장 후보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여당은 야당이 국정 운영을 발목잡고 있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 청문위원들의 공세에 맞서 후보자들을 적극 엄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안 처리 본회의도 코앞이지만, 쟁점은 여전
오는 20일을 시한으로 한 예산안 협상도 막판에 돌입했다. 여야는 주요 항목별 증·감액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지만 정국 상황과는 무관하게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양당 간사는 그간 수차례 비공개 회동을 열고 예산안 협상을 진행했지만 그간의 입장에서 큰 변동은 없다. 민주당은 특수활동비 등 ‘권력기관’ 예산을 축소해 R&D(연구개발) 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정건전성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민주당의 증액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새만금 예산, 지역화폐 예산 등 ‘이재명표’ 예산 증액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예결특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주요 쟁점사항은 여전하다”면서도 “(기한) 직전에 극적으로 합의할 수도 있다”고 현재 협상 상황의 변동폭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원하는 예산을 조금 덜 얻더라도 특활비를 많이 깎는다거나, 혹은 특활비를 적게 깎고 원하는 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국 변화에 따라 예산안 협상도 더 지연될 거라 보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예산은 협상의 결과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지, 정국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20일 처리를 목표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간 회동 후 작성된 합의문에도 20일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여야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처리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된 작년(12월 24일) 기록을 뛰어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그마저도 민주당이 2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50억 클럽,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 고(故) 채 상병 순직 사건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3건의 국정조사 계획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해 신속한 예산안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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