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의 그늘… 기업 10곳 중 8곳"긴축경영·현상유지"

전민준 기자 2023. 12. 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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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업들이 내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오히려 '긴축경영' 기조가 크게 증가했다"며 "어려운 대내외 경제 환경이 내년에도 지속될 거라는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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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내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사진=이미지투데이
대한민국 기업들이 내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차총협회(경총)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전국 30인 이상 기업 204개사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69.1%(최종안 확정 12.7%, 초안 수립 56.4%)가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경영계획 초안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은 30.9%였다.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38.3%는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이라고 답했다. '올해와 같은 기조를 이어나가겠다'(현상유지)고 응답한 기업은 44.0%로 집계됐다. 기업 82.3%가 내년 경영 기조를 '현상유지 및 긴축'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확대 경영을 하겠다는 기업은 17.7%에 불과했다. 긴축 경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은 지난해(22.3%)보다 16.0%p 상승했다.

특히 300인 이상 기업에서 긴축 기조가 두드러졌다.

올해 조사에서 300인 이상 기업 52.3%가 내년에 긴축 경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년(12.8%) 대비 39.5%p 증가했다. 반면 '현상유지' 응답 비율은 지난해 76.6%에서 올해 29.2%로 47.4%p 급감했다.

300인 미만 기업은 26.3%가 긴축 경영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현상유지는 56.6%, 확대경영은 17.1%로 조사됐다.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으로 설정한 기업들은 구체적인 시행 계획으로 '전사적 원가절감'(50.0%)과 '인력운용 합리화'(24.1%)를 꼽았다.

확대경영 기조로 경영계획을 쉽한 기업은 '신사업 진출'(36.0%)과 '투자 확대'(28.0%)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투자 및 채용 계획도 보수적으로 수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계획 수립 기업 중 48.9%가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수준이라고 답했다. 투자 축소에 나선다는 기업도 29.0%에 달했다.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은 21.9%였다.

채용 계획 또한 올해 수준에서 수립한다는 응답 비율이 54.6%로 가장 많았으며, 채용 축소는 30.5%였다. 채용 확대는 14.9%에 불과했다.

300인 이상 기업 10곳 중 4곳(40.0%)는 내년 채용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폭 축소는 9.2%, 소폭 축소는 30.8%로 조사됐다.

내년 영업실적과 관련해서는 기업 48.5%가 '올해와 유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 비율은 27.0%,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 비율은 24.5%였다.

자금 상황 전망에 대해서는 기업 53.5%가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양호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46.6%다.

기업 56.4%는 2025년 이후에 국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로 전망한 기업은 36.3%였다. 내년 상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은 5.4%였으며, '이미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응답 비율은 1.0%에 그쳤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오히려 '긴축경영' 기조가 크게 증가했다"며 "어려운 대내외 경제 환경이 내년에도 지속될 거라는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총은 이번 조사에서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 여부도 물었다. 응답 기업 30.9%가 챗GPT 등 인공지능 대화기술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50.0%가, 300인 미만 기업에서는 19.5%가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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