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첩기관까지 나서 경기부양 안간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연말·연초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경제 위기설’ 유포 단속에 나서는 등 중국 당국이 경기 안정과 부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며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중국 인민은행 당 위원회는 지난 15일 중앙경제공작회의 정신을 연구·배치하기 위한 확대회의를 개최했다고 상하이증권보 등이 17일 보도했다. 당 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다양한 통화 정책 도구를 종합적으로 운용해 합리적이고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연말·연초 각종 업무를 중시하고 연말에 합리적이고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해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이에 따라 이날 합리적이고 충분한 은행 유동성을 지키고 정부 채권 발행 등 단기 요인의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1조4500억위안(약 266조원) 규모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운용한다고 밝혔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다. 인민은행은 시중의 유동성 경색이 우려될 때 MLF를 확대해 유동성 공급을 늘린다. 이번에 운용키로한 1조4500억위안의 MLF는 만기 도래한 6500억위안(약 119조원) 규모 MLF의 만기를 연장한 데 더해 8000억위안(약 147조원)을 추가 투입키로 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는 올해 막바지 경기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약세와 소비 부진으로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대출 여력이 높아져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인민은행의 조치는 같은 날 11월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나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1월 경제 지표를 보면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10.1%로 시장 예상치(12.5%)에 미치지 못했다. 또 고정자산 투자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서도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중국 신용평가사 둥팡진청(東方金誠)의 왕칭(王靑) 수석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경제 회복 동력이 지속적으로 반등하는 중요한 단계에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풍부한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며 시장 금리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고 시장 기대를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중앙은행이 대규모 MLF를 추가한 것은 은행의 중장기적인 유동성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증권일보에 말했다.
중국 당국은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적으로 심리 불안을 차단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경제안보분야에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범죄 행위를 법에 따라 단호히 단속·처벌하고 경제 분야의 안보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겠다”며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서사’를 일례로 들었다. 서방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경제 위기설이 경제 주체들의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방첩기관이 이를 국가안보 위협 행위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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