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ML 도전' 에이스 붙잡고, 美 20홈런 타자도 왔다…왜 이들과 함께하기로 했나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롯데가 마침내 내년 시즌에 함께할 외국인선수 트리오 구성을 완료했다. 롯데는 '외국인 원투펀치' 애런 윌커슨(34)과 찰리 반즈(28)를 모두 붙잡는 한편 새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29)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17일 "새 외국인타자로 외야수 빅터 레이예스를 영입하고,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와 재계약했다"라고 밝혔다.
롯데가 반즈와 맺은 계약 내용은 보장금액 120만 달러에 인센티브 15만 달러 포함 총액 135만 달러. 역시 반즈의 최대 강점은 KBO 리그에서 검증된 좌완 선발투수라는 것이다.
반즈는 지난 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022시즌에는 31경기에 나와 186⅓이닝을 소화한 반즈는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로 활약하면서 롯데와 재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올해는 5승 6패 평균자책점 4.5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전반기를 뒤로 하고 후반기에 6승 4패 평균자책점 2.05로 맹활약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후반기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선수는 반즈였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170⅓이닝을 던진 반즈는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8로 평균자책점 8위, 탈삼진 6위, 다승 9위, 이닝 9위에 각각 랭크됐다.
롯데는 당연히 반즈를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했다. 그런데 반즈가 메이저리그행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쉽게 도장을 찍지 않았다. 반즈는 1995년생으로 아직 20대의 젊은 선수다. 2021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잠시 활약한 적이 있지만 역시 메이저리그 무대를 향한 갈망이 있었다.
롯데는 반즈가 메이저리그 복귀에 관심을 기울일 때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았고 결국 재계약에 합의할 수 있었다. 항간에는 롯데가 다른 선수로 급선회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롯데는 반즈와의 재계약을 최우선으로 판단했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이날 '스포티비뉴스'와의 통화에서 "반즈와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반즈는 아시아권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에만 관심이 있었다. 누구나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를 갈망할 수 있다. 때문에 반즈가 메이저리그로 가게 되면 그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한 것이지 우리는 반즈가 1순위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준혁 단장은 "우리 팀 선발로테이션에 좌완투수는 꼭 필요했다. 반즈는 2년 연속 30경기 이상 등판하면서 꾸준함을 보여줬다. 또한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경기 끝나고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라고 반즈의 꾸준함과 멘탈 역시 재계약의 배경이 됐음을 이야기했다.
반즈는 롯데와 재계약을 마치고 구단을 통해 "다시 한번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상당히 기쁘다. 부산으로 하루 빨리 돌아가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 앞에서 팀을 위해 던지고 싶다"고 소감을 남겼다.
롯데는 지난달에 이미 외국인투수 윌커슨과 재계약에 합의한 바 있다. 윌커슨은 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액 95만 달러의 조건에 사인했다. 롯데는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섰던 댄 스트레일리의 부진이 깊어지자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대체 외국인투수로 윌커슨을 영입했고 윌커슨은 13경기에 등판해 79⅔이닝을 소화하면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뛰어난 투구를 선보여 기대에 부응했다.
이로써 롯데는 외국인 원투펀치와 더불어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올해 선발투수로 급성장한 나균안 등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진을 갖추며 새 시즌을 열어 젖힐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롯데는 반즈의 재계약 뿐 아니라 새 외국인타자 레이예스와의 계약도 함께 발표했다. 레이예스는 보장 금액 70만 달러에 인센티브 25만 달러 포함 총액 95만 달러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레이예스는 196cm, 87kg의 체격을 갖춘 우투양타 외야수로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을 뛴 경력이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394경기, 타율 .264, 321안타, 16홈런, 107타점, 33도루.
지난 201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레이예스는 100경기에 나와 타율 .222 1홈런 12타점 9도루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69경기에서 타율 .304 3홈런 25타점 9도루를 남기며 타격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다. 2020년 57경기에서 타율 .277 4홈런 14타점 8도루를 마크한 레이예스는 2021년 76경기에서 타율 .258 5홈런 22타점 5도루를 기록하는 한편 지난 해에는 92경기에 나와 타율 .254 3홈런 34타점 2도루를 남기기도 했다.
올해는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럿 나이츠에서 활약한 레이예스는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279 20홈런 83타점 3도루를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 시즌을 마크했다. 화이트삭스에는 주요 유망주 선수들이 외야수에 몰려 있어 레이예스가 메이저리그 무대로 복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이는 한국행을 결심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롯데에 새로 부임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10월 선수단 상견례를 마친 뒤 "아무래도 외국인타자는 장타력이다"라고 거포형 타자 수혈을 원했다. 레이예스는 엄밀히 말하면 거포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 그렇다고 장타력이 결여된 선수라 할 수는 없다.
박준혁 단장은 "레이예스는 홈런을 많이 터뜨리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았고 빠르고 강한 타구를 날리는 선수다. 외야가 넓은 홈 구장의 특성도 고려했다"라면서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어깨도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라고 전했다.
롯데는 단장과 감독이 새로 바뀌었지만 사직구장의 담장을 그대로 놔둘 계획이다. 아무래도 담장이 높아 홈런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구장이다. 반대로 피홈런도 줄어들어 투수진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롯데에서 야구 인생을 새 출발하는 레이예스는 롯데 구단을 통해 "롯데라는 훌륭한 팀에 합류할 수 있어 기쁘다. 2024시즌이 매우 기대되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남겼다.
롯데가 내년에 반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타자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올해도 외국인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팀이다.
롯데는 지난 해 56경기에서 타율 .330 8홈런 34타점 3도루로 임팩트를 남겼던 잭 렉스와 재계약을 선택했으나 결국 실패로 끝맺음했다. 렉스는 올해 무릎 부상 여파로 지난 해에 보여준 타격 솜씨를 재현하지 못했다. 렉스가 55경기에 나와 기록한 것은 타율 .246 4홈런 30타점이 전부였고 롯데는 외국인타자 교체를 단행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렉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합류한 니코 구드럼 역시 기대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구드럼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출루 능력에 장점이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그가 50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타율 .295에 타점 28개 뿐이었다. 끝내 홈런은 단 한방도 터뜨리지 못하고 한국 무대를 떠났다. 또한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어 수비력 역시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과연 레이예스는 롯데 타선에 힘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프랜차이즈 스타인 전준우와 FA 재계약은 성공했지만 안치홍이 FA를 선언하고 한화로 떠나면서 타선의 공백이 불가피해진 롯데 타선이 새 외국인타자와 함께 어떻게 변모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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