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매료시킨 ‘K-장사들’…씨름 열기로 호치민 무술축제 장악
씨름이 베트남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대한씨름협회는 지난 11일 ‘씨름의 세계화’를 위한 민속 씨름 진흥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 대표 씨름 시범단을 베트남 호치민시에 파견했다. 대한씨름협회는 1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열리는 ‘한국-베트남 무술과 문화의 만남(세계무술연맹 주최)’에 한국 전통 스포츠 대표로 초청 받아 교류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대진 울주군청 총감독이 이끄는 시범단은 2023 전국체전 대학·일반부 체급별 우승자 등 총 12명으로 꾸려졌다. 주명찬 울산대 감독, 하봉수 한림대 코치도 동행했다.
시범단은 공식 기자 간담회를 시작으로 호치민 일대 대학교, 스포츠센터 등을 순회하며 시민들과 어우러졌다. 씨름 기술을 시연하고, 특별 시범경기도 펼쳤다. 직접 샅바를 맨 현지 학생들과 특별 5대5 간이 경기를 진행하는 등 씨름의 매력을 유감없이 알렸다.
이번 파견의 절정은 지난 15일 호치민 사이공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호치민 무술축제’였다. 현지 시민들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까지 운집한 대규모 행사로 옥외 특설 무대가 거리 한가운데 마련되기도 했다. 호치민시 주요 인사들과 대한씨름협회 설창헌 부회장, 조기순 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존 행사와는 다르게 리허설만 2시간, 본 행사는 3시간 반이 소요된 축제에선 다채로운 무술 시범 공연이 이어졌다. 베트남 전통 무술 보비남을 시작으로 가라테, 태권도, 검도, 무에타이, 우슈, 주짓수 공연이 줄지어 펼쳐졌다.
씨름은 함께 파견된 한국택견협회 시범단과 함께 둘뿐인 한국 대표로 행사를 빛냈다. 베트남의 무더위 속에서 모래판 대신 매트 위에서 시범을 펼쳐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장사복을 입고 등장한 선수들이 상의를 탈의하자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에 화답하듯 선수들은 시범경기에서 화끈한 기술을 선보이며 씨름의 품격을 발산했다.
행사를 마친 주명찬 감독은 “예상했던 것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 행사였다. 선수들이 현장에 도착하고 긴장됐을 것이다. 매일 바쁘게 이동하고 시범을 펼치느라 잔부상, 체력 문제가 있었을 텐데, 잘 참고 멋진 모습을 보여줘 고맙다”며 제자들을 다독였다.
대한씨름협회 관계자는 “현지에서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많았다. 소통 문제 등으로 스케줄 변동도 잦아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고 몇몇 선수들은 베트남 출국 직전까지 대회를 치르기도 했다”면서도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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