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보증금 1000만원→0원 줄여주는 핀테크, 비결은

고석용 기자 2023. 12.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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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준영 케이알지그룹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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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KRG그룹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2개월치 월세. 우리나라 월세 계약의 평균 보증금 규모다. 김준영 케이알지그룹 공동대표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월세 보증금은 월세의 1~3개월치에 불과한데 우리는 이들보다 10~20배를 더 받는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임차료 체납이나 임대물건 파손의 위험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임차료가 연체되거나 물건이 파손되는 경우 이를 국가나 민간 보증기관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같은 역할을 해주는 '월세보증기관'이 없어 대규모 보증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왔다는 것.

케이알지그룹은 월세 보증 솔루션 '개런티즈'를 통해 우리나라의 월세 보증금 문제 해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임차인의 보증인이 돼 계약 종료시점까지 지정일에 월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보증금을 낮춰준다"고 말했다.
"대신 월세 받아 지급 보장…100% 입금되니 조절 가능"
개런티즈는 임차인 월세 입금 유무와 상관없이 임대인에게 일단 월세를 지급한다. 만약 임차인이 이를 연체하면 추후 구상권을 청구한다 /이미지=케이알지그룹 홈페이지
월세를 보증하기 위해 개런티즈는 임대차 계약기간 임차인을 대신해 월세를 지급한다. 임차인은 임대인 대신 개런티즈에 월세를 납부하면 된다. 만약 임차인이 월세를 밀려도 개런티즈는 일단 임대인에게 월세를 납부하고 추후 임차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원상회복비용, 퇴거소송비용, 불법점유에 따른 손실 등이 발생해도 동일하다. 대신 개런티즈는 임대차 계약 시 1회의 보증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는 한 달 월세의 10~100% 수준이다.

월세 납부가 보증되는 만큼 임대인과 임차인은 보증금 규모를 낮출 수 있다. 물론 전월세 전환율에 따라 보증금을 낮추면 월세는 상승한다. 김 대표는 "보증금과 월세를 어떻게 조율할지는 당사자들이 정할 문제"라면서도 "개런티즈를 통해 낮은 보증금으로 계약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의 경우 개런티즈를 활용하면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월세를 54만원으로 올리고 보증금을 0원으로 낮출 수 있다. 개런티즈에는 임차인이 5만원 정도를 한 번만 납부하면 된다. 5만원 지불로 계약기간 2년간 1000만원을 은행서 빌리지 않거나 자유롭게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임차인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보증금으로 임대차 계약을 할 수 있고, 임대인은 월세 납입일을 100% 보장받으며 보증금을 조절해 공실 리스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인중개사조차 임차인과 임대인의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계약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금리 맞물리며 성장세↑…내년부터 상업용 건물로 확대"
부실 방지를 위해 개런티즈는 보증 대상인 임차인 심사 시스템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용, 주거, 소득, 5년간의 실제 월세 납입 데이터 등이 심사 대상이다. SGI서울보증보험을 통해 2차 보증도 가입했다.김 대표는 "실제 부실 비율은 약 1%에 그치지만 심사를 통해 이를 더 낮추고 2차 보증까지 가입해 추가 대비책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0년 여름 출시한 개런티즈를 통해 조정된 보증금 규모는 300억원 이상이다. 현재 보증하는 월세 규모는 약 40억원이다. 김 대표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때는 초저금리 시기여서 누구나 쉽게 목돈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수요가 꾸준했다"며 "최근 임차인 수요 뿐 아니라 임대인들도 점점 임차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공인중개사들의 보증금 인하 및 개런티즈 사용 제안을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 개런티즈를 상업용 건물 임대차 계약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기술개발(R&D)을 위해 교보생명의 추천으로 R&D 지원사업인 팁스에도 선정됐다. 김 대표는 "상가 계약은 매출, 업종별 특성 등 보증심사가 까다로워 R&D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그러나 보증금 인하로 공실 해소 등 파급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거는 물론 상가까지 2025년까지 국내에서 이뤄지는 월 40만건 이상의 전월세 계약의 10% 정도에 보증금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며 "임차인과 임대인이 다양한 선택지에서 원하는 조건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영 KRG그룹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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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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