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사랑하는호스피스 대표 “삶의 마지막까지 환자와 동행하고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사람은 사람만이 돌보고 섬길 수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삶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동행하고 싶습니다.”
죽을 때라도 자기편이 있어 안심하고 사후 염려 없이 평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게 생의 마지막을 동행해 주고 싶다는 이학재 사랑하는호스피스 대표(69)의 이야기다.
지난 2002년 이 대표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얼마나 외롭고 두려운지, 또 당사자를 지키는 가족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를 알게 됐다.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 이런 두려움 속에서 너무 황망하게 이별하는 장면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지키며 곁에 있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호스피스 봉사를 하면서 ‘사랑하는호스피스’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무보수 봉사자들이 모여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대표는 성남호스피스연합회장을 맡아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웰다잉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호스피스는 치유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의 환자가 죽을 때까지 남은 시간을 잘 살아가도록 돌봐주는 치료다.
이 대표는 오갈 데 없고 의지할 데 없는 소외계층인 사회적 약자, 빈곤한 환자들, 치료 과정에 있거나 임종기에 있는 환자들의 집이나 병원을 방문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돕고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임종한 한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며 알코올중독에 간경변 3기였던 50대 남성 환자를 회상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일단 살려만 놓자’라는 생각으로 언제든지 필요하면 달려가 똑같은 얘기를 백 번도 더 들어주면서 공감해 줬다”며 “반년 넘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더니 ‘호스피스가 없었다면 벌써 죽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랑하는호스피스의 도움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생전 처음 사람다운 대접을 받아봤다는 고백을 들었다며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호스피스 활동은 봉사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사람의 일상이라 여기며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외되고 외로운 환자들은 어디서든 환대받지 못해 절망감으로 스스로 죽기를 늘 유혹받는다. 그분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털어내고 사람이 얼마나 존중받아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며 “오갈 데 없는 임종이 예고된 환우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쉼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명관 기자 mklee@kyeonggi.com
안치호 기자 clgh106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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