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 닥친 주말…"아무 생각 안 들 정도로 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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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가 영하 14도까지 떨어진 오전 10시30분께 서울역 1번 출구 앞.
휴가 나온 군인 한 명이 빨갛게 언 손에 연신 입김을 불며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패딩과 목도리, 마스크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발을 동동 구르며 "이따가 더 추워지면 (서울역 지하로) 가려 한다"며 "노숙인 2명 이상이면 눈치 주면서 쫓겨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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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바람에 체감온도는 더 낮아
[서울=뉴시스]임철휘 이승주 기자 = 체감온도가 영하 14도까지 떨어진 오전 10시30분께 서울역 1번 출구 앞. 휴가 나온 군인 한 명이 빨갛게 언 손에 연신 입김을 불며 발을 동동 굴렀다. 베레모 아래로 빨간 귀를 드러낸 그는 "지금 아무 생각이 안들 정도로 춥다"며 "부대보다 서울이 더 추운 것 같다"고 했다.
매서운 겨울 추위가 주말 서울을 덮쳤다.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패딩과 목도리, 마스크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로 전날보다 10도가량 떨어졌다. 오후로 접어든 현재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은 상황이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만난 시민들은 패딩, 마스크,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채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고 있었다. 실외로 나오면서 찬 공기를 맞은 시민들은 날숨마다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인상을 찡그리기도 했다.
새벽차로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김연우(65)씨는 갈색 롱패딩에 목도리, 뜨개 모자를 쓴 채 버스 정류장을 찾고 있었다. 그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추워서 놀랐다. 따뜻하게 입고 왔는데도"라며 말끝을 흐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경주에서 올라왔다는 김창식씨 부부는 "(경주보다) 서울이 더 춥다"며 "털모자, 마스크도 썼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얇은 옷차림의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노숙인 양모씨는 얇은 남색 패딩에 검은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채 박스를 깔고 계단에 30분 넘게 앉아있었다. 그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발을 동동 구르며 "이따가 더 추워지면 (서울역 지하로) 가려 한다"며 "노숙인 2명 이상이면 눈치 주면서 쫓겨난다"고 했다.
미처 겨울옷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옷을 겹겹이 껴입었다.
입고 있던 코트 위에 임시방편으로 숄을 걸친 정예림씨는 빨개진 손을 연신 비비며 "오늘 울산에서 왔는데 서울이 진짜 춥구나 싶었다. 편의점에 가서 핫팩을 사려고 한다"고 했다.
패딩이 아니라 검은 후드집업을 입고 있던 손호준(28)씨는 "오늘 춥다고 해서 내복을 입었다"며 "부산은 바람이 세서 추운데 서울은 공기가 너무 차갑다"고 말했다.
역 근처 편의점과 분식 가게에는 따뜻한 차와 어묵 국물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7일 오전 11시 기준 잠정 집계된 한파·대설 인명 피해는 없다.
다만 급격한 기온 하강으로 지난 15일 한랭질환자 1명이 발생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총 42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heyjud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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