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논쟁' 빠질 시간 없다…韓게임 '노' 저어야 할때[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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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게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매번 국내에만 갇혀 있던 한국 게임이 처음으로 해외시장에서 주목받는 모습들은 다소 낯설면서도 뿌듯했다.
한국 게임은 이처럼 깐깐한 북미와 유럽 시장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 나가는 과정에 서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 난데 없는 '혐오' 논쟁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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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거짓’·‘데이브’ 등 더게임어워드서 빛나
하지만 난데없이 소모적 혐오 논쟁 불거져
냉정하게 봐야, 글로벌 항해 집중해야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한국 게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매번 국내에만 갇혀 있던 한국 게임이 처음으로 해외시장에서 주목받는 모습들은 다소 낯설면서도 뿌듯했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다. 오랜만에 게임 분야에서 ‘국뽕’(자국 찬양을 뜻하는 온라인 신조어)을 느낄 수 있었던, 많은 게임 이용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2023년이다.
지난 8일 ‘게임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 한 해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트리플A(AAA)급 대작들이 ‘올해의 게임’(GOTY) 타이틀을 노리며 서로 경쟁하는 자리다. 단순 시상식을 넘어 신작 독점 공개,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축제이기도 하다.
이런 큰 자리에 한국 게임 2개가 처음으로 명함을 내밀었다. 바로 네오위즈(095660)의 ‘P의 거짓’,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다. ‘P의 거짓’은 미술상과 롤플레잉 게임상에, ‘데이브’는 인디게임상 후보작에 올랐다. 물론 수상까지는 하지 못했다. ‘발더스 게이트3’,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 ‘파이널 판타지16’ 등 대작들이 올해 집중된 영향이다.
그럼에도, 단순 후보작에 오른 것만 하더라도 의미는 있다. 매번 내수에서만 놀았던 한국 게임이 이제 막 알을 깨고 밖(글로벌)으로 나가는 신호탄 같다고나 할까. ‘P의 거짓’과 ‘데이브’를 통해 많은 해외 게임 이용자들이 한국 게임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만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어 지난 15일엔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가 주최하는 게임어워드에서 넥슨의 ‘데이브’가 ‘올해의 게임’ 최종 후보 60종에 선정되기도 했다. BAFTA 어워드는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과 견줄 정도의 권위를 가진 시상식이다. 한국 게임은 이처럼 깐깐한 북미와 유럽 시장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 나가는 과정에 서 있다.
이처럼 한국 게임 산업의 변화 측면에서 지금은 참으로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 난데 없는 ‘혐오’ 논쟁이 터졌다. 게임 내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하는 모 외주 스튜디오에서 ‘남성 혐오’를 뜻하는 ‘손 표현’을 교묘히 숨겨 게임사들에게 공급했다는 의혹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들고 일어났고, 문제 영상을 쓴 게임사는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하다. 어찌 보면 피해자인 해당 게임사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확실치도 않은데 외주 스튜디오를 압박해 해당 직원을 퇴사시켰다”는 식이다. 냉정하게 보면 게임사가 전혀 의도치 않은 표현을 하청업체가 자의로 넣어 문제를 일으켰고 원청인 게임사가 고스란히 유무형의 피해를 떠안은 사례다. 잘못한 대상은 누가 보더라도 분명하다. 여기엔 남녀간 갈등이라는 소모적 논쟁이 붙을 이유가 없다. 매번 사회적 논란이 있을 때마다 아무 이유 없이 게임이 두들겨 맞았던 그간의 아픈 사례들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게임은 이제 본격적으로 노를 저어야 할 때가 왔다. 올해가 시작이라면 내년, 내후년은 미지의 세상으로 더 힘껏 나가야 한다. 이런 시점에 ‘혐오’와 같은 소모적 논쟁에 빠져 있을 시간은 없다. 게임사는 고객인 ‘게이머’들만 바라보면 된다. 논쟁을 일으켜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엔 단호히 발을 빼고 글로벌시장을 향한 항해에만 집중했으면 한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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