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르는 사실혼 남편 속여 수십 억 편취한 여성 처벌은?

울산지법 횡령 등 혐의 60대 A 씨에게 징역 3년, 집유 5년 선고
보험가입서라 속여 담보대출서류 기명 유도 등으로 총 12억 빼내

사실혼 남편이 글을 모르는 점을 악용해 남편 명의로 대출받고 부동산까지 팔아 돈을 챙긴 60대 여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방법원 전경. 국제신문 자료사진

울산지법 형사12부(김종혁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사실혼 관계인 70대 남편 B 씨를 속여 그의 명의로 대출받거나 동의 없이 토지를 판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 씨는 2018년 9월 B 씨에게 ‘보험가입서’라고 속이고 대출서류를 내밀며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적게 했다.

A 씨는 B 씨의 건물을 담보로 한 이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 1억 원가량을 대출받았다. A 씨는 또 B 씨 몰래 그의 소유 토지를 매매하거나 아파트 세입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올려 받는 방식 등으로 4억4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 뿐 아니라 B 씨 통장에서 7년 동안 373회에 걸쳐 7억3400만 원을 무단 인출해 사용했는데, 일부는 경마장이나 성인PC방 도박자금과 개인 빚을 갚는 데 쓰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을 볼 때 죄질이 무거우나 10년 넘게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으며, B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