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대변으로 ‘약물 내성’ 예측…“마이크로바이옴 활용 커진다”
간 이식을 준비하는 환자들의 대변을 분석해 수술 후 약물 내성으로 인한 합병증 발병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시카고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대변 속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간 이식 환자들의 수술 후 합병증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15일(현지 시각)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에 사는 미생물들로 우리 몸에서 생태계를 이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환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가 전멸해 약물에 내성이 있는 나쁜 박테리아들만 살아 있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드 마이크로브’에 게재됐다.
건강한 사람들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 등 화학적 작용을 거치며 담즙산과 같은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담즙산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반코마이신 항생제 내성균(VRE)과 같은 나쁜 박테리아를 퇴치하는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사라지면 약물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만 남게 되며, 이 때문에 몸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바이옴이 감염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100명 이상의 간 이식 환자 대변 샘플을 분석했다. 이들의 마이크로바이옴과 수술 후 감염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환자들의 데이터를 확인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바이옴에 있는 약물 내성 박테리아의 양이 수술 후 감염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대변에 있는 대사산물을 분석해 수술 후 감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마이크로바이옴 내 특정 박테리아 종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이 오려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인한 대사산물을 분석하는 방식은 결과가 빠르게 나오기 때문에 예측이 수월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건강하지 않은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진 환자들에게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입해 장 내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진 기증자로부터 받은 주요 장 내 세균들을 생산, 여과, 동결 건조해 알약처럼 먹을 수 있도록 캡슐 포장할 수 있는 GMP 준수 시설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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