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맨시티 폭격' 후 더 강해졌다! 킬패스 AS→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즈베즈다 4-1 대승 이끌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1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수보티차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파르타크 수보티차와 '2023~2024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19라운드에서 요반 미야토비치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1로 완승했다. 이로써 즈베즈다 승점 46(15승1무2패)으로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2위 파르티잔에 승점 2점 차로 앞섰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79분을 소화했다. 중원에서 활동 범위를 넓게 가져가며 공수를 조율했다. 후반 11분 팀의 세 번째 골을 도우며 승리를 도왔다. 공식전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이날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황인범은 볼 터치 80회를 하며 유효 슈팅 1회. 키패스 2회를 기록했다. 패스성공률은 91%(63/69)에 달했다.
즈베즈다는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26분 미야토비치의 골로 기선을 제압한 뒤 후반 8분 알렉산다르 카타이의 골로 2-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2분 만에 실점하며 2-1로 쫓겼다.
세 번째 골이 황인범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황인범이 중앙으로 파고드는 미야토비치를 향한 정확하게 땅볼 패스를 찔렀다. 미야토비치는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 후 골키퍼 방향을 속이는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추가시간 미야토비치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황인범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드디어 데뷔골을 넣었다. 즈베즈다에 합류했을 때부터 저를 응원해준 모든 팬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팀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즈베즈다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즈베즈다에서의 첫 골"이라며 황인범의 이미지를 게재했다. '대표팀 선배' 손흥민(토트넘)도 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며 황인범을 축하했다.
당시 황인범은 후반 31분 황인범은 오스만 부키리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전방으로 침투했다. 부카리가 다시 내준 볼을 받아 왼발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황인범의 UCL 데뷔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황인범은 홈팬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황인범의 UCL 데뷔 도움이 터졌다. 황인범이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카타이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즈베즈다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압박했지만 동점골을 만들지 못하고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즈베즈다는 패했지만 황인범은 빛난 경기였다. UCL 데뷔 골에 이어 데뷔 도움까지 올리며 멀티 공격포인트(1골1도움)를 작성했다. UCL 조별리그 6경기 선발 출전을 이어간 황인범은 팀이 0-2로 뒤진 후반 31분 추격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알렉산드르 카타이의 골을 도우며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황인범이 기록한 키패스는 양팀 최다인 5회였다. 즈베즈다 공격 중심에서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적재적소에 뿌리며 팀을 이끌었다.
맨시티전 최고 평점더 싹쓸이했다. '풋몹'은 황인범에게 양팀 최고 평점인 8.8을 부여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았다. 즈베즈다 선수들 대부분이 평점 5~6점대에 그쳤고 황인범만 월등히 높은 평점을 받았다. 맨시티 선수 중 평점이 가장 높은 슈테판 오르테가(8.0) 골키퍼도 황인범에 못 미쳤다. 또 다른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황인범에 양팀 최고 평점인 8을 줬다.
이적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이적 조건과 관련해 올림피아코스와 주장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이다. 황인범 측은 1+2년 계약을 맺었고 1년을 팀에서 보냈으니 300만 유로(약 44억)의 이적료로 이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림피아코스는 3년 계약이라고 우겼다. 이적료도 1000만 유로(약 145억원)을 요구했다.
양 측은 강하게 대립했고 자칫 새 팀을 찾지 못해 시즌을 날릴 위기 속에서 즈베즈다가 황인범에게 손을 뻗었다. 황인범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즈베즈다에 빠르게 보답하고 있다. 이적하자마자 주전을 꿰차며 중원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최강팀으로 꼽힌다. 지난 2017~201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올 시즌도 14승1무2패(승점 43)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즈베즈다와 승점이 같은 2위 파르티잔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어 "월드컵과 더불어 UCL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꿈꾸는 무대다. 저도 이적을 결정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뛰어보니 내가 왜 그토록 UCL에서 뛰고 싶었는지 알겠더라. 원정과 홈 분위기 모두 웅장하고 남달랐다. 상대팀 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다보니 배우는 점도 많았다. 맞붙어본 맨체스터 시티와 라이프치히는 명문팀인데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면 공부하는 기회가 됐다. 그 속에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자신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세르비아 무대는 황인범이 뛰기엔 좁다고 하는 의견이 많다. 황인범은 빅리그 진출을 위해 보완점을 묻는 질문에 "너무 많다. 너무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라 조금이라도 공간과 시간을 주면 결정을 내는 선수들이 많았다. 더 높은 레벨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비적인 부분에서 좀 더 타이트하게 부딪혀야 한다고 느꼈다. 자신감은 늘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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