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조원·외국인 지분 30% 이상 코스피 상장사 내년부터 영문 공시 의무화
자산이 10조원 이상이거나 외국인 지분율이 30%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는 내년부터 영문 공시를 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공시전용 인공지능(AI) 번역기를 도입해 상장사의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영문 공시 단계적 확대 방안’ 중 1단계 의무화를 2024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영문 공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기업(법인)은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외국인 지분율 5% 미만 시 제외) 또는 외국인 지분율이 30% 이상인 자산 2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코스피 상장사이다.
대상 법인은 주요경영사항 공시 중 현금·현물 배당 결정과 같은 결산 관련 사항, 유·무상 증자 등 주요 의사결정, 주식 소각 결정 등 매매거래정지 수반 사항 등이 발생하면 거래소에 국문 공시를 제출한 후 3일 이내에 영문 공시도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네이버클라우드와 공동개발한 ‘한국거래소-파파고 공시전용 AI 번역기’를 오는 18일부터 전자공시시스템(카인드) 등으로 제공한다. 상장법인 공시담당자의 초벌 번역 등을 지원하고, 외국인투자자도 국문공시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금융감독원도 상장사가 한글로 작성한 법정 공시 서류를 제출하면 목차와 서식을 영문으로 자동 변환해 외국인투자자가 볼 수 있도록 전자공시 시스템(다트)을 개선하기로 했다. 주요 공시정보 81종을 분석·활용할 수 있는 ‘오픈 다트’ 영문 서비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영문 공시 1단계 의무화 시행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정보 접근 환경이 개선되고, 국내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문 공시 2단계 의무화는 2026년에 시행된다. 대상이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되고 항목도 늘어난다. 공시 시한도 ‘국문공시 후 3영업일 이내’에서 ‘동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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