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급식, 골라먹는 뷔페식으로 전환 …장병들 요리·설거지도 안한다
지역상생 장병특식 확대…1끼 1만3000원 수준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앞으로 우리 군 장병들이 1식3찬 배식에서 미군처럼 '골라 먹는 뷔페' 방식의 병영식을 먹게 된다. 부대 인근 지역 업체와 함께하는 '지역상생 장병특식'도 전군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17일 "높아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장병의 복무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지역민생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개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현재 끼니별 밥·국·반찬(3종류) 등 5개 메뉴로 배식하는 병영식당의 식단 구조를 변경해 다양한 메뉴를 한 끼 식단으로 제공하는 '뷔페식 급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뷔페식 급식은 민간업체가 맡아 장병들은 요리는 물론 설거지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등의 업무에서 벗어나게 된다. 뷔페식 급식이 보편화될 경우엔 취사병의 규모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우선 내년에 뷔페식 급식 시범사업을 13개 부대에서 운영할 예정이며, 효과 분석을 통해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급식을 통해 병사들은 치킨, 돈가스, 햄버거, 라면 등을 포함한 10개 이상 메뉴를 취향대로 선택해 먹을 수 있어 급식 만족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국방부는 기대하고 있다.
시범사업 적용 부대에서 근무 중인 조용진 일병은 "집밥처럼 맛있어서 항상 식사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훈련이 힘든데 훈련을 끝내고 식당에 오면 항상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급식 만족도가 취사병이 조리할 경우 70점 정도, 민간업체의 식당은 90점 정도 나오고 있다"며 "뷔페식으로 바꾸면 90점이 훨씬 넘는 만족도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뷔페식의 경우 특정 메뉴에 인원이 몰리는 등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는 "식비를 더 올리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현재 민간위탁 중인 식당에도 특정 메뉴가 부족한 경우는 없다"라고 답했다.
뷔페식 식당은 급식 인원수에 정비례하는 음식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현재 방식과 달리 인원수의 일정 비율만 미리 조리한 뒤, 부족한 경우 보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충분한 데이터가 쌓일 경우 필요한 음식을 예측하는 것을 넘어 식재료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전망하고 있다.
민간위탁 병영식당 점장인 박은지씨는 "주간 메뉴회의를 통해 장병 선호도에 따라 식단을 계획하고 있으며, 장병들이 충분한 영양 섭취를 하면서 만족도 높은 식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발주하고 업체 차원에서도 지역 주민들을 고용해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민군 상생을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된 '지역상생 장병특식'도 횟수와 적용 부대가 확대된다.
지역상생 장병특식은 부대 인근 지역업체를 통해 외식, 케이터링, 배달, 요리사 초빙, 푸드트럭 등 다양한 방식으로 1끼 1만3000원 수준의 급식을 연 9회 제공하며 장병과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내년에는 횟수를 국군의 날이 있는 10월이나 호국보훈의 달인 6월 등에 늘려 연 12회로 하고, 효과를 분석해 우수사례를 전군에 확산하는 등 정책 효과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사가 많은 초급간부의 이사화물비를 지급해 초급간부 사기 진작과 복무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군 생활 기간 근무지를 옮길 때는 이사비가 26만원씩 지급됐으나, 임관 직후 첫 부임 시와 5년 이내 전역해 사회로 진출할 때는 전액 개인부담으로 이사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방부는 내년에 기획재정부와 협조해 2025년부터 초급간부 이사화물비가 이사할 때마다 29만원씩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이갑수 국방부 군수관리관은 "장병 체감 복지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민과 군이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지속 강구해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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