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의 가사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특별한 은유·재치있는 농담 활용한 가사
'현실' 연애 반영한 진솔한 사랑 이야기
하버드대 영문학과서 관련 강의도 개설
[서울=뉴시스] 전선정 리포터 = '설명불가한 완벽한 존재(A perfect woman that I cannot explain)'
여느 때와 같이 유튜브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무대 영상을 보다가 눈에 들어온 댓글이다.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34). 아무리 해외 연예인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미국의 유명 여성 팝가수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할 정도로 동시대를 상징하는 대표격 인물이자 전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설명불가한 완벽한 존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제적인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그녀의 매력은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의 본업을 고려한다면 그녀가 직접 작사·작곡을 맡은 노래가 그 매력의 원천 중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그래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유명해진건데?"라는 물음에 많은 이들이 그녀의 특별한 가사를 꼽았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챗지피티(ChatGPT)조차 "테일러 스위프트는 왜 인기가 많을까"라는 질문에 두 번째로 내놓은 대답은 '작사능력'이었다.
실제로 스위프트는 독창적인 비유법을 활용해 가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특이한 은유와 재치있는 농담을 활용한 기법만이 전부는 아니다.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룬 가사를 썼으면서도 대중들이 깊이 공감하고 열광했던 이유는 사랑을 대하는 그녀의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 때문이다.
스위프트가 내놓는 노래들은 그녀의 '현실' 연애사를 반영한다. 스위프트는 적지 않은 연인과 교제했지만 매순간 진심으로 임했던 자신의 사랑을 용감하게 가사에 녹인다. 예컨대 2012년 가을에 공개된 노래 '레드(Red)'는 '제이크 질렌할(할리우드 배우·42)'과의 연애사를 담았다.
RED (빨강)
교제 당시 21살이었던 스위프트는 이 노래에서 강렬한 만큼 불안하고 빨리 끝났던 질렌할과의 연인관계를 회고한다.
경쾌하지만 불안정한 리듬으로 구성된 레드는 "그(질렌할)를 사랑하는 건 근사한 마세라티를 타고 막다른 길로 질주하는 것이었다"는 가사로 시작한다. 이어 스위프트는 "바람보다 빨랐고 죄처럼 정열적이었지만 순식간에 끝나버렸다"는 가사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다시 말해 질렌할과의 사랑이 명품 스포츠카의 외형처럼 강렬했지만 반대로 그 속도만큼 빠르게 끝나버렸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 노래가 연인관계가 변화하는 양상을 색조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그를 잃었던 건 내가 전혀 몰랐던 파랑이었고 그를 그리워했던 건 잿빛이었다"는 가사를 통해 연인과의 이별을 슬픔의 파랑으로, 이별 후를 외로움을 잿빛으로 묘사했다. 질렌할과의 사랑을 빨강으로 표현했던 것과 대조돼 대중의 공감을 얻었던 지점이다.
한편 테일러 스위프트의 네 번째 정규 앨범 '레드(Red)'는 그녀가 컨트리에서 주류 팝으로 음악 장르를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매한 과도기적 앨범으로, 이 때문에 가장 테일러스럽다고 회자된다. 이 앨범은 빌보드의 메인차트 '빌보드 200'에서 총 7주 동안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STYLE (스타일)
2014년 발매된 앨범 ‘1989’의 수록곡 '스타일(Style)'는 영국 유명 보이밴드 '원디렉션(One Direction)' 출신의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29)'와의 연애사를 다뤘다.
특히 이 노래는 영어단어 'style'이 쓰이는 맥락에 따라 각각 다른 뜻을 의미할 수 있다는 동음이의어의 재치를 부린 점이 눈에 띈다. 먼저 노래 제목 '스타일'은 말 그래도 스타일이라는 뜻도 있지만 이 노래가 전 애인 해리 스타일스에 관한 것임을 암시한다.
이 노래의 클라이막스는 "우리는 헤어지더라도 매번 다시 서로에게 돌아온다"는 가사로 시작한다. 이는 2012년 후반과 2013년 초반 교제했던 스위프트와 스타일스가 헤어졌더라도 매번 재결합했음을 뜻한다.
이어지는 가사 "우리는 그런 방식(이별을 했더라도 재결합하는 것)을 절대 벗어나지 않지"는 다소 묘하다.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가사의 원문은 "cause we never go out of style"이다. 이는 물론 앞선 문장처럼 해석할 수 있지만 원문의 'style'을 해리 스타일스라고 생각한다면 의미가 다소 달라진다. 스타일스와 헤어지고 나서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위프트 자신을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테일러 스위프트는 해당 정규 앨범 '1989'으로 2016년 그레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1989는 스위프트의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팝 장르만을 다루기도 했다.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200'에서 총 11주 동안 1위를 차지했으며, 2015년 빌보드 차트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성공한 앨범' 중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DAYLIGHT (햇빛)
2019년 발매된 앨범 '러버(Lover)'의 마지막으로 수록된 '데이라잇(Daylight)'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마지막이자 인생의 사랑인 것처럼 여겨지던 '조 알윈(영국 배우·32)'과 교제 중이던 때의 노래다. 이 노래는 사랑에 관한 스위프트의 생생한 감정과 견해를 담겨 있다.
데이라잇의 클라이막스에서 스위프트는 애인을 만난 후 "20년 동안 어둠 속에 잠들어 있었지만 완전히 깨어났다. 이제는 햇빛만 보인다"며 진정한 사랑을 경험한 후의 환희를 담고 있다.
이어진 노래에서는 "한 때 사랑이 불타오르는 붉은 빛이라고 믿었는데 아침 햇살과 같은 황금빛이다"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이 부분은 맨 처음 소개한 노래 '레드'에서 질렌할과 불안정한 연인관계를 겪으며 사랑이 강렬한 빨강과 같다고 생각했던 스위프트가 알윈과 안정적인 연인관계를 지속하며 기존의 생각을 뒤집었기 때문에 흥미롭다.
데이라잇은 스위프트가 "내가 두려워하거나 한밤중에 나를 겁먹게 하는 것들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정의(define)되고 싶다"는 문장을 읊는 것으로 끝난다. 이는 이 노래가 단지 애인 조 알윈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다.
해당 문장은 더 이상 자신을 맹목적으로 싫어하거나 시기·질투하는 사람들에게 영향 받지 않고, 테일러 스위프트 자신이 사랑하고 또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해 더 단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스위프트의 다짐을 담았기 때문이다.
한편 테일러 스위프트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 '러버'는 2019년 발매 당시에는 이전 앨범들에 비교했을 때는 좋은 기록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3월 17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시작된 월드 투어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의 오프닝 곡으로 해당 앨범의 수록곡 중 하나인 '잔인한 여름(Cruel Summer)'을 선보이며 14일 기준 스위프트의 역대 앨범 중 빌보드 차트와 미국 유명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제일 많이 스트리밍된 앨범이 됐다.
LAVENDER HAZE (연보랏빛 안개)
한편 올해 4월 조 알윈과 공식적으로 결별한 선언한 테일러는 지난해 11월 발매된 앨범 '미드나잇츠(Midnights)'의 첫 번째 노래 '라벤더 헤이즈(Lavender Haze)'에서 알윈과 교제했을 당시 끊임없이 자신의 연인관계를 확인하던 주변인·대중·언론들을 향한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Lavender Haze'는 1950년대 흔하게 사용되던 표현으로 '사랑에 빠지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노래에서 스위프트는 "사생활 공개에 시달렸지만 넌(조 알윈) 정말 아름답게 우리 관계를 다뤄주고 있다"는 가사로 알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또 레드와 데이라잇에 이어 색조로 사랑을 표현한 노래이기도 하다. 해당 노래의 코러스 부분은 "연보랏빛 안개가 내 주위로 피어오르는 게 느껴진다. 이 안개 속에 계속 있고 싶다"는 가사가 포함돼있다. 이는 당시 애인이었던 알윈과 있을 때 샘솟는 감정을 '사랑에 빠진' 초현실적인 연보랏빛 안개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내게 묻는 것은 네 신부가 될 것이냐는 질문뿐이야.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성은 원나잇용이거나 신부용, 두 가지 목적으로만 존재하겠지"라며 여성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을 비판하기도 한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열 번째 정규앨범 '미드나잇츠'는 그녀가 한밤중에 들었던 감정과 생각을 바탕으로 쓴 곡들로 이우러졌다. 해당 앨범은 2024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 후보에 올랐으며 발매 당시 빌보드 차트 '핫 100'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한 앨범의 수록곡으로 채운 최초의 앨범이기도 하다.
이렇게 네 가지의 곡으로 테일러 스위프의 특별한 가사를 살펴봤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2006년에 데뷔한 이후로 10개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으며 앞에서 다루지 못했던 다른 노래들도 그 가사가 무척이나 흥미로우니 감상을 권한다.
한편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콘서트 투어 중인 테일러 스위프트는 가수로써의 예술성과 상업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교 영문학과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녀의 세계'라는 제목의 강의가 내년 봄 학기에 열릴 예정이다. 스위프트 노래 가사가 문학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0월 27일에는 2016년에 발매했던 앨범 '1989'를 재녹음한 앨범을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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