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2024년 유격수 복귀? 홍원기 감독의 고뇌…ML 드림이냐 영웅들의 자존심 회복이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러 얘기를 했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비 시즌마다 선수 개개인과 면담을 한다. 최근 김혜성(24)이 공개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 및 유격수 복귀 희망을 드러냈고, 홍원기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얘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혜성은 연말 시상식장에서 면담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만난 홍원기 감독도 그랬다. 좀 더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최종 결정은 홍원기 감독이 내리는 것이고, 김혜성은 2루수든 유격수든 지시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김혜성은 유격수에 대한 자부심이 큰 선수다. 고교 시절부터 워낙 뛰어난 선수였다. 프로 입단 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주전 유격수로 나갈 시간이 2021년밖에 없었다. 그해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따냈으니 보통 선수가 아닌 건 확실하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돌연 2022시즌을 앞두고 김혜성의 2루수 전향을 지시했다. 팀 디펜스의 안정감 측면에서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김혜성이 2루수로 뛸 때 팀의 병살플레이가 가장 매끄럽다는 이유를 들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김혜성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따내며 여전한 재능을 과시했다. 실책 개수도 유격수 시절보다 확 줄었다. 단,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대 이후 유격수 고민은 계속됐다. 김휘집(21)은 아직 무리였다. 올 시즌엔 재영입한 에디슨 러셀이 부상으로 퇴단했고, 다시 돌려막기 끝에 김휘집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 사이 김혜성은 2루수 골든글러브 2연패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2021년 유격수로 뛰며 35개의 실책을 범했다. 대부분 송구 에러였다. 장거리 송구가 불안정한 부분도 있었지만, 장점이 더 많은 유격수다. 내년에 다시 풀타임 유격수를 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어느덧 1군에서 826경기나 뛰었다. 경험은 절대 무시 못한다. 심지어 최주환이라는 베테랑 2루수가 2차 드래프트로 합류했다. 김혜성-최주환 키스톤콤비는 리그 최고의 공수밸런스, 마진을 낼 수 있는 조합이다.
더구나 김혜성이 내년에 유격수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면 2024시즌 후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 토대도 쌓을 수 있다. 선수의 가치가 올라가면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키움도 더 많은 포스팅 비용을 챙길 수 있다. 일석이조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고심 중이다. 감독 입장에선 선수 개개인보다 팀이 가장 중요하다. 2024년은 리빌딩 시즌이라고 하지만, 2년 연속 최하위 및 포스트시즌 진출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실 KBO리그 현실상 리빌딩의 의미가 크지 않다. 또 성적이 어느 정도 담보돼야 리빌딩의 의미도 커진다.
그런 측면에서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2루를 지키는 게 더 나은 선택이란 생각을 여전히 하는 듯하다. 이 역시 충분히 존중을 받아야 한다. 단, 스프링캠프까지 약 1개월 반이란 시간이 있으니 홍원기 감독의 최종 선택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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