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2024년 유격수 복귀? 홍원기 감독의 고뇌…ML 드림이냐 영웅들의 자존심 회복이냐

김진성 기자 2023. 12. 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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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키움 김혜성이 2루수 수비상을 수상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김혜성, 2023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마이데일리
김혜성, 2023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러 얘기를 했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비 시즌마다 선수 개개인과 면담을 한다. 최근 김혜성(24)이 공개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 및 유격수 복귀 희망을 드러냈고, 홍원기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얘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민-김혜성, 2023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마이데일리

이후 김혜성은 연말 시상식장에서 면담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만난 홍원기 감독도 그랬다. 좀 더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최종 결정은 홍원기 감독이 내리는 것이고, 김혜성은 2루수든 유격수든 지시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김혜성은 유격수에 대한 자부심이 큰 선수다. 고교 시절부터 워낙 뛰어난 선수였다. 프로 입단 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주전 유격수로 나갈 시간이 2021년밖에 없었다. 그해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따냈으니 보통 선수가 아닌 건 확실하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돌연 2022시즌을 앞두고 김혜성의 2루수 전향을 지시했다. 팀 디펜스의 안정감 측면에서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김혜성이 2루수로 뛸 때 팀의 병살플레이가 가장 매끄럽다는 이유를 들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김혜성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따내며 여전한 재능을 과시했다. 실책 개수도 유격수 시절보다 확 줄었다. 단,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대 이후 유격수 고민은 계속됐다. 김휘집(21)은 아직 무리였다. 올 시즌엔 재영입한 에디슨 러셀이 부상으로 퇴단했고, 다시 돌려막기 끝에 김휘집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 사이 김혜성은 2루수 골든글러브 2연패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2021년 유격수로 뛰며 35개의 실책을 범했다. 대부분 송구 에러였다. 장거리 송구가 불안정한 부분도 있었지만, 장점이 더 많은 유격수다. 내년에 다시 풀타임 유격수를 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어느덧 1군에서 826경기나 뛰었다. 경험은 절대 무시 못한다. 심지어 최주환이라는 베테랑 2루수가 2차 드래프트로 합류했다. 김혜성-최주환 키스톤콤비는 리그 최고의 공수밸런스, 마진을 낼 수 있는 조합이다.

더구나 김혜성이 내년에 유격수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면 2024시즌 후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 토대도 쌓을 수 있다. 선수의 가치가 올라가면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키움도 더 많은 포스팅 비용을 챙길 수 있다. 일석이조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고심 중이다. 감독 입장에선 선수 개개인보다 팀이 가장 중요하다. 2024년은 리빌딩 시즌이라고 하지만, 2년 연속 최하위 및 포스트시즌 진출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실 KBO리그 현실상 리빌딩의 의미가 크지 않다. 또 성적이 어느 정도 담보돼야 리빌딩의 의미도 커진다.

김혜성, 2023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마이데일리

그런 측면에서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2루를 지키는 게 더 나은 선택이란 생각을 여전히 하는 듯하다. 이 역시 충분히 존중을 받아야 한다. 단, 스프링캠프까지 약 1개월 반이란 시간이 있으니 홍원기 감독의 최종 선택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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