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기대주 15세 최가온,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
‘세상의 중심이 되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소녀가 스노보드계의 중심으로 비상하고 있다. 최가온(15·세화여중)이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했다.
최가온은 17일 미국 콜로라도주 코퍼 마운틴에서 열린 2023-2024 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2.75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선수들은 반원통형 슬로프를 타고 오르내리며 점프와 회전 등을 통해 화려한 공중 연기를 펼친다. 심사위원들은 기본 동작과 회전, 기술, 난도에 따라 공중 연기를 채점해 순위를 정한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스노보드 속도가 떨어져 연기를 이어나갈 수 없다. 따라서 대회마다 다르지만, 보통 3~4차례 시기를 거쳐 그중 가장 높은 점수로 최종 순위를 매긴다. 이번 대회 결선에선 3차 시기까지 기회가 주어졌다.
이틀 전 예선에서 96.00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른 최가온은 이날 결선에서 1차 시기엔 80.00을 받았지만, 2차 시기에 92.75점을 작성했다. 2차 시도에선 720도(공중에서 두 바퀴를 도는 기술) 및 900도(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도는 기술) 콤보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스위치 백나인(주행 반대 방향으로 공중에 떠올라 두 바퀴 반을 도는 기술)을 성공시키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최가온은 1차 시기 84.75점, 2차 시기 90.00점을 받은 2위 오노 미쓰키(19·일본)를 제쳤다. 3위는 3차 시기에 최고점인 88.25점을 써낸 매디 마스트로(23·미국)였다. 오노는 2023 바쿠리아니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서 동메달, 마스트로는 2021 아스펜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딴 실력자다.
우리나라 선수가 스키·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은 2021년 12월 이상호(넥센)가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이번 최가온이 2년 만이다. 최가온은 이번 대회를 통해 FIS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는데, 곧바로 정상의 공기를 만끽하며 새로운 ‘신동’의 출현을 알렸다.
최가온은 올해 1월에는 미국의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 X게임 수퍼파이프(하프파이프의 또 다른 명칭) 부문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올해 2월 미국 듀투어 수퍼파이프에서도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첫 월드컵에서 우승하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1차 시기에서 일본 선수의 점수를 넘지 못했지만, 2차런에선 내 런을 더 완벽하게 해내겠다고 생각하고 임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더욱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열린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에 출전한 이채운(17·수리고)은 결선에서 80.00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이달 초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동메달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입상하는 상승세를 탔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우승자 히라노 아유무(25·일본)가 91.00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최가온과 이채운은 내년 1월 한국에서 열리는 2024년 강원도 동계청소년올림픽은 물론이고,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메달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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