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팥팥' 제작진 "도경수 잡은 뱀, 독사인지 몰랐다…광수 오버하는 줄" [인터뷰]②

최희재 2023. 12. 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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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성 PD(왼쪽)와 노광수 작가(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광수가 방송적으로 오버를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NM 상암 센터에서 진행한 tvN 예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 하무성 PD와 노광수 작가가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의 코믹 다큐 찐친들의 밭캉스를 그린 프로그램. 친한 친구들끼리 작은 밭을 일구게 됐을 때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을 유쾌한 다큐 형식으로 풀어냈다. 나영석 PD의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소수의 제작진이 촬영에 직접 참여하며 출연자들과 소통했고, 소소한 재미로 시청률 5%를 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포스터(사진=tvN)
방송 후 주변 반응은 어땠을까. 하 PD는 “첫 방송 나간 이후에는 ‘생각보다 웃기더라’, ‘’삼시세끼‘ 같은 힐링물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웃기더라’, ‘이광수 너무 재밌더라’ 하는 평이 많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목표했던 시청률이 3%였는데 1회부터 목표 시청률을 넘으면서 ‘좋은 스타트다.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걱정은 없었는지 묻자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나섰던 노 작가는 “저는 화면이 너무 흔들려서 사람들이 적응을 못하고 어지럽다고 할까봐 걱정이었다. 생각보다 볼 만하다는 반응을 주셔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웃음) 또 반복되는 농사일을 어떻게 시청자를 계속 보게 할 수 있을까, 끌고 갈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다. 근데 회마다 에피소드가 생겨나더라. 없던 뱀도 갑자기 나오고 복날이 생기고 폭우였다가 폭염이었다가 에피소드가 많이 생겨나서 회차들이 풍성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방송화면)
앞서 도경수는 밭에 지나가던 작은 뱀을 손으로 잡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광수는 뱀이라며 소리를 질렀다. 지렁이처럼 보였던 뱀은 살무삿과의 독사였다는 사실이 방송 후 커뮤니티, SNS 등에서 퍼지며 화제가 됐다.

하 PD는 “현장에서는 저희도 몰랐다. 뱀이라고 할 때까지도 몰랐다. ‘광수가 방송적으로 오버를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어머니도 ‘진짜 뱀이네’ 하시더라. 그래도 시골에서 볼 수 있는 일반 뱀이겠거니 했는데 독사인 줄은 방송 나가고 알았다. 경수가 그런 애다. 너무나 신기한 아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9회의 방송을 끝내고, 노 작가는 “에피소드가 알아서 생겨줬다는 거에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어떻게 보면 짧고 어떻게 보면 길게 농사를 했는데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더 많은 작물, 더 많은 수확, 더 많은 요리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거다. 작물마다 시기가 달라서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더라. 더 다양한 작물을 보여드리지 못한 거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노광수 작가(왼쪽)와 하무성 PD(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콩콩팥팥’이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하 PD는 “4명이 가진 매력이 제일 큰 것 같다. 광수 씨는 너무 웃긴 사람이고 우빈이는 은근히 많이 웃긴 사람이다. 경수는 다재다능하고 똘똘하고 귀엽다. 기방이 형은 푸근하고 개성 넘치는 세 명을 다 아우르는 큰형 역할을 한다. 4명이 가진 재능이나 캐릭터도 너무 좋았고, 이들이 같이 있을 때 실제로도 너무 편안하니까 그게 잘 드러난 것 같다. 4명이 한 팀으로 짜여져서 저희한테 왔을 때 흔한 말로 호박이 넝쿨째로 들어온 상황이었다”라며 출연자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첫 방송 후 출연자들의 반응 또한 좋았다고. 하 PD는 “본인들은 만족했던 것 같다. 독특하고 재밌고 뭔가 달라 보여서 좋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사실 찍으면서 출연자들도 의아해하면서 찍었다. (웃음) ‘이렇게까지 막 찍는데 방송이 되는 거야? 이게 맞아?’ 했었다. 즐겁게 편하게 촬영하다 보니까 그런 모습들이 담겼고 시청자분들께서 재밌게 봐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포스터(사진=tvN)
노 작가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살다 살다 이렇게 족구 못하는 사람 처음 봤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또 경수 보고 요리 잘한다고 하는 댓글. 제가 경수 담당이었다. 경수가 취사병 출신이어서 대량 요리에 능하다. 앞에서 보면서 ‘요리를 진짜 잘하는구나’ 감탄했는데 댓글에서도 경수 칭찬하는 걸 보면 뿌듯하더라”라고 말했다.

출연자들과 각종 게임을 했지만 대부분 패했던 제작진은 잡초를 뽑고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깻잎을 심는 등 여러 벌칙을 수행했다. 하 PD는 “시즌2를 한다면 이길 수 있는 게 하나쯤은 있어야 될 것 같긴 하다. 저희가 배드민턴 빼고 다 졌더라. 방송에는 안 나왔지만 사실 탁구도 졌다. 내기에 대비해서 뭔가 하나쯤은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표면장력 게임을 언급하며 “저희가 편집실에서 종종 하던 놀이다. 저희는 나름 경험자들이라고 생각해서 이것만큼은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도 졌다”고 토로했다.

이를 듣던 노 작가는 “근데 출연자들이 너무 몰입하고 이기고 싶어 한다. 그들이 지니까 너무 침울해지고 너무 실망하더라. 저희가 일부러 져준 적은 없지만 한 번 졌을 때 그들의 분위기를 보니까 이기는 게 어려울 수는 있겠다 싶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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