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팥팥' 작가 "나영석 PD, 3%만 넘어도 좋겠다고 했는데…" [인터뷰]①

최희재 2023. 12. 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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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성 PD(왼쪽)와 노광수 작가(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윤식당’이나 ‘삼시세끼’처럼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좋아할 법한 사람들은 좋아할 코드가 있는 것 같다는 평을 받았어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NM 상암 센터에서 진행한 tvN 예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 하무성 PD와 노광수 작가가 종영 소감과 함께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노 작가는 “생각보다 너무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방송에도 나왔지만 카메라도 들어보고 농사도 한마음으로 짓고 수확하는 것도 같이 보면서 한 계절을 함께 보냈다. 그래서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큰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하 PD는 “아쉬운 건 작가님이 말씀해 주셨으니까 저는 시원한 마음도 있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해왔던 게 좋은 결과를 가지고 끝을 낸다는 생각이라 시원한 마음도 있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촬영했는데 당분간은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쉬고 싶다. (웃음) 시원섭섭하다”며 웃어 보였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포스터(사진=tvN)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의 코믹 다큐 찐친들의 밭캉스를 그린 프로그램. 친한 친구들끼리 작은 밭을 일구게 됐을 때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을 유쾌한 다큐 형식으로 풀어냈다. 나영석 PD의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소수의 제작진이 촬영에 직접 참여하며 출연자들과 소통했고, 소소한 재미로 시청률 5%를 달성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대해 노 작가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사실 처음 나영석 PD님이 3%만 넘어도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 정도만 나와도 대성공이다’ 생각을 했다. 정말 쟁쟁한 프로그램이 많았지 않나. 야구, 축구 경기도 있었다. 근데 5%까지 나오는 거 보고 너무 감사하고 보람 있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 PD 또한 “예상보다도 더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편집하고 촬영하면서 힘들 수도 있는데 더 계속 좋아해 주시고 재밌다고 해주시니까 일할 맛이 나게,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시청자들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왼쪽부터 이광수, 김기방, 나영석 PD, 하무성 PD, 도경수, 김우빈(사진=tvN)
‘콩콩팥팥’은 신선한 조합은 물론 기존의 예능과는 다른 ‘슴슴한’ 맛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 PD는 “촬영도 그렇고 기존의 다른 예능에서 하던 방법과는 조금 차이를 두려고 했다. 저희가 직접 찍기도 하고 편집도 슴슴하고 음악, 효과음도 덜 쓰려고 하고 여러 편집 기술 같은 것들을 지양하려고 했다. ‘이렇게까지 슴슴하게 편집을 해도 되나?’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저희의 색깔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하 PD는 “다른 팀 작가님들, 영석 선배랑 다 같이 내부 시사를 했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윤식당’이나 ‘삼시세끼’처럼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좋아할 법한 사람들은 좋아할 코드가 있는 것 같다는 평을 받았다. 그 정도만 좋아해 주셔도 감사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이상으로 반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4명의 출연자가 평소처럼 노는 모습을 잘 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 PD는 “이 네 명이 장난치고 농담하고 노는 모습이 너무 재밌는데 이걸 어떻게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전달해 드릴 수 있을지가 저희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걸 잘 보여드릴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성공이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출연자들이 그 정도의 믿음을 줬기 때문에 방법이 뭘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빈 씨는 예능을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 카메라 감독님들이 큰 카메라로 진을 치고 있으면 굉장히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 사람 수도 줄이고 장비도 간소화하고, 몇 번 미팅을 해서 얼굴을 아는 저희가 촬영을 직접 하면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저희가 찍게 됐다. 자연스럽고 편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노광수 작가(왼쪽)와 하무성 PD(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노광수 작가도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자연스러운 홈비디오 느낌의 촬영이 생동감을 더했다. 노 작가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보통 편집을 보면서 ‘이 부분 찍은 건 없나요?’ 이런 말을 자주 하는데, 제가 찍는 입장이 되니까 그 말이 너무 부담스럽더라. 찍으면서도 ‘얼굴을 찍어야 하나. 작물을 찍어야 하나’ 했다. 처음이니까 줌을 했다가 다른 걸 찍었다가 난리도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노 작가는 도경수를 담당했다. 그는 “경수가 카메라를 잘 안 보고 의식을 안 하는 편이다. 뭔가에 몰입을 하고 있어서 보통은 카메라에 등을 지고 있다. (웃음) ‘경수 얼굴이 안 나오면 내가 돌아서 가야 하나? 그러면 내가 모든 카메라의 중심에 서게 되는데’ 하면서 찍는 도중에도 너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PD는 “저도 작가님보다 아주 조금 나을 뿐이지 비슷한 수준이었다. 저도 그런 고민을 하면서 왔다리갔다리 강팡질팡했다. 어떻게든 출연자들만 나오고 스태프들은 커트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도 너무 많았고 엉망인 촬영도 많아서 저희도 힘들었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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