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심정지로 쓰러진 '루턴 캡틴' 로키어, 다행히 의식 찾았다, 경기는 일단 취소

박찬준 2023. 12. 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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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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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선수가 심정지로 쓰러지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사건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턴 타운과 본머스와의 2023~2024시즌 EPL 17라운드 경기에서 나왔다. 이날 경기는 루턴 타운이 전반 3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트리고, 후반 13분 본머스가 동점을 만들며 팽팽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경기는 후반 15분 루턴 타운 선수가 쓰러지면서 잠시 중단됐다. 쓰러진 선수는 루턴 타운 주장 톰 로키어였다. 로키어는 아무런 경합도 없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그의 모습을 보고 선수들이 다급하게 의료진을 불렀고, 상대 팀 본머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그라운드 위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로키어는 산소 호흡기를 찬 채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격을 받은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향했고, 경기는 결국 1-1 상황에서 중단됐다.

로키어가 쓰러진 원인은 심정지로 밝혀졌다. 로키어는 지난 5월 코벤트리 시티와의 2022~2023시즌 챔피언십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도 쓰러진 바 있다. 전반 8분 만에 그라운드에 쓰러진 로키어는 산소 호흡기를 찬 상태로 들것에 실려나간 적이 있다. 로키어가 빠진 가운데 투혼을 발휘한 루턴 타운은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면서 31년 만에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병상에 누워 있던 로키어는 병원에서 팀의 승격을 함께 기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로키어는 "난 정말 운이 좋았다. 의료진이 원인이 무엇인지 즉시 알아채 생명의 위협은 없었다"며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심방조동이라 당시 내 심장이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심장 문제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로키어는 곧바로 시술을 받았다.

루턴 타운은 경기 후 공식 성명을 통해 '경기장에서 심정지를 일으킨 뒤 들것에 실려 나갈 당시에도 반응이 있었던 걸 확인했다. 경기장 안에서 추가적인 치료를 받았다. 두 구단 의료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전했다. 이어 '양 팀 선수들은 사랑하는 팀 동료이자 친구를 떠나보낸 뒤 경기를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스태프들이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던 점에 대해 참석한 모든 서포터들에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로키어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박수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지금은 모두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로키어와 그의 가족들에게 사랑과 응원을 보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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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머스 역시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로키어의 상태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을 듣고 안심이 됐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로키어, 그리고 그의 가족과 함께할 것이다. 빠르게 조치를 취해준 의료진 분들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응원과 화합을 해주신 경기장 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웨일스 국가대표 센터백이자 팀의 주장인 로키어는 지난 2012~2013시즌 잉글랜드 4부리그 브리스톨 로버스에서 데뷔한 후 하부 리그를 전전하던 수비수다. 이후 찰턴 애슬레틱(2부)을 거쳐 2020~2021시즌부터 루턴 타운에서 뛴 로키어는 지난 시즌 42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EPL 승격을 이끌었다. 꿈에 그리던 EPL 무대를 밟은 로키어는 올 시즌 15경기에 선발 출전, 팀의 수비라인을 지켜왔다. 하지만 시술 7개월만에 다시 한번 심정지가 온 로키어는 잔여 시즌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라운드에서 뛰던 선수에게 심정지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덴마크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2021년 6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유로2020 조별리그에 선발 출전, 전반 42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것이다. 심각성을 파악한 선수와 심판은 의료진을 긴급 투입했다. 응급조치가 이뤄지는 동안 일부 스태프와 선수들은 에릭센의 모습을 팬과 중계카메라가 잡지 못하도록 가렸다.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된 에릭센은 천만다행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당시 심장바미가 왔기 때문에 에릭센이 더는 축구선수로뛰지 못할 거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에릭센은 불규칙한 심장 심박의 페이스를 잡아주는 제세동기를 달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에릭센은 현재 맨유에서 뛰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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