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아프리카TV, 치열한 트위치 이용자 유치 경쟁
오는 19일 첫선을 보이는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치직’(CHZZK)이 두 달 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트위치’의 이용자 유치를 놓고 아프리카TV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17일 IC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은 오는 19일 팔로워 1만명 이상을 보유한 일부 게임 스트리머의 방송을 송출하는 공개 시험(OBT·오픈 베타 테스트)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네이버가 방송 권한 발급 대상을 1만명 이상 스트리머로 제한한 것은 2월 27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미국 아마존 계열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들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직원을 대상으로 치지직 비공개 시험(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을 조용히 시작했다가 트위치가 이튿날 시장 철수 계획을 밝히자 곧바로 네이버 게임 내 치지직 라운지를 개설하고 게임 스트리머와 이용자 유치전에 돌입했다. 치지직이 6일 공지한 공개 시험 관련 글은 조회수가 20만명에 육박하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20일부터 진행되는 스트리머 간 게임 대회 ‘자본주의가 낳은 대회(자낳대)’ 후원과 방송 송출을 통해 670만명에 달하는 트위치 이용자와 스트리머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019년 시작된 자낳대는 트위치 스트리머들 위주로 진행되는 e스포츠 대회로, 트위치에서 주로 중계해왔다.
‘2023 자낳대 시즌2’ 후원사인 치지직은 20일 참가자 인터뷰, 팀원 경매(선발)를 시작으로 26~30일 본대회 방송을 송출한다.
네이버는 지난 15일까지 5일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또 다른 비공개 시험인 치지직 QA(Quality Assurance·품질보증) 행사를 진행하는 등 피드백을 통한 고도화 노력도 강화했다.
네이버는 치지직 공개 시험을 진행하다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6일 필요하다면 네이버와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은 같은날 ‘네이버가 한국 트위치를 집어삼킬 수 있다’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트위치의 스트리머를 영업하고 유저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확보한다면 치지직의 사업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트위치 철수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TV도 6일부터 트위치와 협력을 진행하는 등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TV는 15일 저녁 7시 트위치와의 파트너십 프로그램 ‘트위치! 월켐!(Twitch! Welcome!)’을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에게 소개하는 소통 방송도 진행했다. 또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트위치 계정을 아프리카TV에 연동하면 자동으로 아프리카TV 내에서 매칭이 이뤄지게 했고 트위치 계정으로도 로그인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내년 1월 말까지 계정을 전환한 스트리머의 경우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인정해 ‘베스트 BJ’ 신청 조건인 500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트위치에서 넘어온 스트리머는 트위치 계정 연동 이용자들에게 우선 노출하고, 스트리머 구독자 10만 명에게는 1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한다.
한편 아프리카TV 창업자인 서수길 아프리카TV CBO(최고 BJ 책임자)는 13일 BJ(1인 미디어 진행자)들과 진행한 합동 방송에서 트위치를 거론하며 “적자가 나 사업도 못 해서 철수하면서 망 사용료 어쩌고, 개XX를 떤다”고 비판하고, 치지직 관련 보도에 대해 “무슨 나오지도 않은 치지직, ‘뿌지직’을 언급하느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글로벌 인기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는 내년 2월 27일부터 한국 사업을 철수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타국 대비 비싼 망 사용료가 부담된다는 것이 이유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9월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최대 영상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주문형 비디오(VOD)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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