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투약 10명 중 4명 C형 간염 감염…치료율은 6.8% 뿐

김태환 기자 2023. 12. 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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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자 10명 중 4명꼴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만, 감염 사실을 알고도 마약 투여 사실이 들통날까봐 치료를 회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주사용 마약 사용자 148명 중 90.5%는 감염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런 경우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와 마약을 같이 하는 사람에게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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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국내 약물중독 환자 분석
주사용 마약사범 90.5%, C형 감염 알고도 치료 회피
ⓒ News1 DB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마약 투약자 10명 중 4명꼴로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만, 감염 사실을 알고도 마약 투여 사실이 들통날까봐 치료를 회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형 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한 번 사용한 주사기를 재사용할 때 주로 전파된다. 감염 시 자각 증상이 없어 알아채기 어렵지만 간경변, 간암으로 발전해 생명을 위협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숙향·최광현·김지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은 약물 중독을 치료하는 국내 3개 병원에서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C형 간염 검사를 받은 마약 사용자 418명을 분석했다.

이 418명 중 주사기를 사용해 마약을 투약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373명, 주사기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45명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 유병률은 주사기 사용자에서 39.7%(148명), 그렇지 않은 사용자에서 6.7%(3명)였다.

연령별 유병률은 10∼29세 2.9%, 30∼39세 13.9%, 40∼49세 46.4%, 50∼59세 59.2%, 60세 이상 53.3% 등이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주사 횟수 등 마약 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C형 간염 감염도 증가한 것으로 봤다.

특히 이들은 마약 투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C형 간염 감염 사실을 알고도 치료를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주사용 마약 사용자 148명 중 90.5%는 감염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치료를 받은 적 있다'는 응답은 6.8%에 불과했다. 이런 경우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와 마약을 같이 하는 사람에게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쉽다.

연구팀은 "국내 마약 사범이 최근 많이 증가한 가운데 주사용 마약 사용자의 C형 간염 유병률이 39.7%에 달하고 대부분 치료되지 않고 있다"며 "이들에게 진단과 치료를 연계하는 등 C형 간염을 박멸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에 실렸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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