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2000억 횡령 사건, AI로 막을 수 있을까 [긱스]
최근 IT 대기업이 컴플라이언스(내부 통제) 문제로 여론과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의 내부 개혁을 지휘하게 된 임원이 기업의 실태를 살펴보니, 계약과 그에 따른 비용 지불 등에 있어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발견했다는 건데요. 임정근 BHSN CEO가 '기술과 AI로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기고를 한경 긱스(Geeks)에 공유해왔습니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해 법령, 규율 및 기타 윤리 사항의 준수 여부를 통제하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기업에게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이는 비단 대기업만의 주제도 아니며,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모든 기업에 해당한다.
최근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지 않아 여론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사례가 뉴스를 통해 왕왕 보도되고 있다. 최근 모 IT 대기업에서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를 둘러싸고 내부 소동이 벌어져, 다시 한번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비 필요성이 대두됐다. 금융권에서도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미비로 인해 기업의 존속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가 여럿 보도된 바 있다. 한 상장사에서는 내부 직원의 2000억 원 횡령을 비롯한 내부 이슈가 발생해 기업이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입고, 결국 장내 거래가 정지돼 많은 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란 법ㆍ명령 등에 준수하다, 따르다라는 뜻으로, 보통 기업에서는 준법감시 및 내부 통제 시스템을 의미한다. 자세하게는 기업이 법령 및 내부 규정에 따라 행동하고 운영함으로써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행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가리키며, 오늘날에는 공정거래ㆍ환경보호ㆍ개인정보보호ㆍ산업규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의 존속에 직결되는 컴플라이언스 위반
반부패ㆍ공정거래ㆍ개인정보ㆍ영업비밀ㆍ하도급 등 기업에서 주로 발생하는 컴플라이언스 위반은 계약서 등 중요 비즈니스 문서의 미흡한 관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과 자금의 집행이 이루어지는 계약서의 위조, 허위 전표 및 공문 작성, 잘못된 직인 날인 등이 그 이유가 되어 왔다. 고도화된 시스템을 통한 철저한 계약서 관리가 필수적이나, 실제로 계약 관리 및 법무 시스템에 비용과 리소스를 투자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 영업이익에 직결되지 않고, 눈에 드러나지 않는 내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컴플라이언스 강화는 기업의 존속을 결정짓는 아주 중대한 사안이다. 주주의 신뢰를 상실하고 재무 문제가 발생해 기업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것에 더해, 기업이 다년간 쌓아 올린 대외적 평판과 신용 및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사안에 따라서는 법규 위반에 대한 규제 당국의 제재와 대표이사 및 임원들의 형사처벌까지도 야기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필두로 많은 기업에서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기 위한 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IT기술로 컴플라이언스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
보통 기업 내 전담 팀이 기업의 다양한 컴플라이언스 항목을 관리하는데, 그 중에서도 ‘계약’은 컴플라이언스 관리의 시작점이자 최우선 항목이라 할 수 있다. 점검 시, 기본 항목으로서 계약서의 관리 현황을 우선 확인하기도 한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에 있는 IT 기술로 기업의 내부통제를 개선하고 강화할 수 있다. 대기업의 경우 디지털로 계약 과정과 계약서 체결을 관리하는 계약관리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하기도 하나, 중소기업은 그러한 시스템의 개발, 도입이 아직 범용적이지 않다. 혹은 계약서의 작성부터 법무팀의 검토, 내부 결재 및 전자서명 등 계약의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이 아닌, 필요한 기능한 파편적으로 쓰고 있는 기업도 많다. 이럴 경우, 계약 관련 정보가 물처럼 흐르지 않고 끊기는 미싱링크(Missing Link)가 발생하거나 시스템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작아진다.
가령, 기존 계약서를 디지털로 보관하지 않고 서류로 보관할 경우 이전 내역을 다시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사내에서 현재 검토 중인 계약서와 비슷한 기존 사례를 확인해야 할 때 기존 계약서의 조회나 검토 이력, 소견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신규 계약서를 검토하는 사내 변호사의 시간과 리소스가 배로 소모돼 업무 비효율이 발생한다.
무엇보다도, 계약서 체결을 위해 시스템에서 사내 법무담당자 및 비즈니스 의사결정자의 결재를 필수 과정으로 요할 경우, 계약서 체결 과정에서 계약 위조나 잘못된 직인 날인 등의 부족한 부분이 개선될 수 있다. 이것이 전자서명과 디지털 계약서 보관 및 계약 집행 이력 관리까지 이어진다면 더욱 건전하고 투명하게 계약과 컴플라이언스를 관리할 수 있다.
AI가 법무팀의 동반자로서 컴플라이언스에 기여할 수 있다
AI(인공지능)의 적용 가부가 모든 업계의 화두다. 특히 금융ㆍ의료ㆍ법률 등 전문 영역에서 AI의 효용에 대한 많은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 AI 기술과 엔진으로 실질적인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할 수 있다. 최근 대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법률 업계에 AI를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컴플라이언스 점검 항목들을 AI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계약의 경우, 법률 언어에 특화된 AI 엔진을 계약관리솔루션에 적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내 변호사의 업무 효율을 제고할 수 있다. 실무 부서에서 필요로 하는 표준 계약서 양식을 찾거나, 워드파일(.docx), 한글파일(.hwp) 등 기존 계약서를 문서채로 분석해 표준계약서 및 회사 정책과 상이한 내용을 금방 추출하고 중요 항목을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요약하기도 한다. 이는 변호사가 기존에 계약서 작성과 검토에 투자했던 시간을 큰 폭으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며, 실무 부서에도 도움이 된다. AI 검색을 솔루션에 활용하면, 필요 시 사내의 기존 계약 체결 내역을 쉽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어 기존 계약 체결 내역을 레퍼런스로서 확인하거나 컴플라이언스 점검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계약관리 외 다른 컴플라이언스 요소도 AI로 점검하고 제어할 수 있다. 잘 관리되지 않을 경우 기업에 치명적인 경영 손상, 이미지 손상을 입힐 수 있는 특수관계자 거래나 하도급법도 위반 여부를 AI로 사전 점검해 위반을 방지하기도 한다.
기술이 기업의 ESG와 지속가능한 경영에 기여할 수 있다
2020년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투자자들과 기업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을 통해 “앞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투자 결정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이 단순한 수익과 경영효율만 고려하는 것이 아닌 사회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기업의 ESG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에 기업 윤리가 강조되는 가운데, 컴플라이언스 관리는 모든 기업이 안고 있는 숙제다. IT와 AI로 고도화된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은 기업이 보다 쉽게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시스템의 제도적 도입은, 전반적인 기업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나아가 건강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임정근 BHSN CEO & Founder
임정근 BHSN 창립자 및 대표이사는 약 18년 간 법무법인에서 기업 간 M&A, 해외시장 및 IT를 전문으로 역임한 변호사이자 법률 전문가로, 법무 담당자의 페인포인트에 공감하고 그를 기술로서 디지털 전환해 법률 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자 주식회사 BHSN(비에이치에스엔)을 설립했다. 임정근 대표의 법률 전문성과 AI 기술력이 결합된 BHSN의 ‘법률 특화 AI 언어모델’이 적용된 다양한 Legal AI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공급, 실제로 상용화했다. Legal AI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솔루션을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ESG) 및 공공기관의 업무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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