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골 도전’ 황희찬, 재계약 “그는 훌륭한 선수”→웨스트햄전 출격 대기...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믿는다
[포포투=가동민]
황희찬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시즌 10호골에 도전한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17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7라운드에서 웨스트햄을 만난다. 울버햄튼은 현재 5승 4무 7패(승점 19점)로 13위, 웨스트햄은 7승 3무 6패(승점 24점)로 9위에 위치해 있다.
경기를 앞두고 게리 오닐 감독은 기자 회견을 진행했다. 오닐 감독은 “최근 2번의 홈경기는 결코 즐겁지 않았다. 그래도 홈에서 승점 4점을 챙긴 건 좋은 성적이다. 선수들은 팽팽한 경기였기 때문에 승점을 챙길 수 있도록 잘해줬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가 만났던 것과는 다른 테스트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웨스트햄전에서 경기력이 향상되길 희망한다. 웨스트햄은 리그에서 상당히 높은 순위를 달리고 있고 홈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엄중한 시험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겨울 이적 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황희찬에 대한 신임을 보냈다. 황희찬은 내년 1월 아시안컵에 참가해 자리를 비우게 된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아시안컵 우승 후보인 만큼 황희찬이 이탈하는 시간은 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대체자를 찾기 보다는 있는 자원들로 최선을 다해 버틸 계획이다.
오닐 감독은 “영입이 있을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규모, 시기 등에 대해 말할 수 없다. 황희찬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1월 자리를 비울 것이다. 이들이 없을 때 최선을 다하고 복귀하면 반갑게 맞이할 생각이다. 선수들이 5~6주 자리를 비운다고 다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 울버햄튼은 유독 심판 판정으로 승점을 많이 잃었다. 이에 “모든 판정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건 아니었고 몇 가지 아쉬운 판정이 있었지만 지난 몇 경기에서는 판정에 문제가 없었다. 때론 우리에게 운이 좋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경기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불만이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황희찬이 울버햄튼과 재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럽 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울버햄튼이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에 합의했다. 새로운 계약은 2028년 6월까지 유효하며 추가 시즌에 대한 옵션도 있다. 새로운 계약으로 황희찬은 구단 최고 연봉 선수와 동일한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라고 전했다.
울버햄튼의 최고 연봉자는 파블로 사라비아로 알려졌다. 사라비아는 주급 9만 파운드(약 1억 4700만 원)를 받는다. 황희찬은 현재 주급 3만 파운드(약 5000만 원)에서 사라비아와 동일한 수준의 주급으로 인상되면서 기존 연봉의 3배 정도에 달하는 금액을 받게 됐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의 재계약에 대해 말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매우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기쁘게 생각한다. 그는 내가 이곳에 온 이후로 나, 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모든 것을 바쳤다. 그는 분명 중요한 골들을 넣었고 그와 더 오래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황희찬은 훌륭한 선수다. 그는 재계약 이후 우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가 우리 팀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었다. 그처럼 많은 노력을 기울인 선수가 골과 어시스트, 그리고 새로운 계약으로 보상을 받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설득한 방식에 대해서 오닐 감독은 “그에게 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구단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여줬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원하는 팀이 되도록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황희찬은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재계약을 강력하게 원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새로운 계약을 논의 중이지만 오닐 감독에 의하면 실질적인 업데이트는 없다. 구단은 분명 Channy(황희찬의 애칭)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는 Channy의 열렬한 팬으로서 협상이 잘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울버햄튼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황희찬을 중용했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PL 개막 직전 울버햄튼을 떠났다.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 전반기 15경기에서 단 2승밖에 챙기지 못했다. 원정에서는 단 1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결국 팀을 이끌던 브루노 라즈 감독을 경질했다. 울버햄튼은 새로운 감독이 오기 전까지 스티브 데이비스 감독 대행 체제로 갔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다. 울버햄튼은 리그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를 마친 울버햄튼은 로페테기 감독을 선임했다. 울버햄튼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PL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팀을 잘 정비하면서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후반기에서 9승 4무 10패를 거두며 13위로 시즌을 마쳤다. 최하위에서 부임해 중위권으로 도약시키면서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에서 제대로 된 시즌을 앞뒀지만 울버햄튼은 이적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적 시장 초반엔 임대 복귀 선수들을 제외하면 영입은 맷 도허티, 톰 킹 단 2명이었다. 이마저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이후 산티아고 부에노, 장리크너 벨가르드, 엔소 곤살레스를 데려왔지만 사실상 주전급 자원은 아니었다.
오히려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중원의 핵심이었던 후벵 네베스가 5,500만 유로(한화 약 783억 원)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로 떠났다. 최전방을 책임졌던 라울 히메네스도 풀럼으로 이적했다. 로페테기 감독의 제대로 된 첫 시즌에 울버햄튼이 힘을 보태주지 않자 결국 로페테기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됐다.
로페테기 감독이 떠난 건 황희찬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황희찬은 라즈 감독 체제에선 평균 출전 시간이 29분에 그쳤다. 공격 포인트도 1도움뿐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이 오면서 평균 출전 시간은 50분을 늘었고 3골을 넣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면서 황희찬은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엔 벤치에서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시즌 시작을 알렸고, 2라운드 브라이튼과 경기에서도 교체로 출전했다. 황희찬은 2라운드에서 교체 출전 5분 만에 시즌 1호 골을 터트렸다. 파블로 사라비아의 코너킥을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닐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황희찬이 선발로 나오기 시작했다. 3라운드 에버턴과 경기에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전반 종료 후 교체 됐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황희찬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는데 이번에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황희찬은 빠르게 복귀했고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황희찬은 특급 조커였다. 교체 투입 5분 만에 골을 넣었다. 골맛을 보고 9월 A매치를 치렀고, 황희찬은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리버풀과 경기에서 다시 선발로 나왔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3라운드 입스위치와 경기에서도 골을 터트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황희찬을 주시했다. 울버햄튼과 맨시티의 맞대결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늘 울버햄튼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의 선수들이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코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수준을 가진 공격수들이다”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플레이를 인상 깊게 봤지만 아직 이름까지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오닐 감독은 맨시티를 상대로 황희찬을 선발로 내세웠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을 벤치에서 시작할 순 없었다. 경기는 맨시티가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맨시티의 자책골로 울버햄튼이 앞서나갔다. 맨시티가 한 골 만회했지만 환희찬이 주인공이 됐다. 후반 21분 넬송 세메두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가 머리로 걷어냈다. 황희찬이 뒤에서 들어오면서 슈팅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흐른 공을 마테우스 쿠냐가 황희찬에게 내줬고 황희찬이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맨시티의 1-2 패배로 경기가 종료됐다. 맨시티에 비수를 꽂은 황희찬은 ‘코리안 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황희찬의 득점포는 멈추지 않았다. 8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8분 네투가 우측면을 허물고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황희찬이 발은 갖다 대며 골망을 갈랐다. 비록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면서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황희찬의 물오른 득점력을 볼 수 있었다. 황희찬은 입스위치, 맨시티, 빌라전까지 공식전 3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9라운드 본머스전엔 침묵했지만 뉴캐슬전에서 다시 골을 터트리면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7호골이었다. 황희찬은 리그에서만 6골을 기록하며 PL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황희찬은 PL에 입성한 2021-22시즌 리그 5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10경기 만에 자신의 PL 최다 득점을 뛰어넘었다.
이후 황희찬은 셰필드전, 토트넘 훗스퍼전에 골을 넣지 못했고 풀럼전에서 다시 골맛을 봤다. 아스널을 상대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침묵하면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황희찬은 번리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팀에 승리를 안겨줬다. 황희찬은 8골로 리그 득점 공동 5위가 됐다. 황희찬은 이번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면 시즌 10호골을 달성하게 된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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