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톡] "3시간 넘는 출퇴근 시간…매일이 고돼 우울해요"
(서울=연합뉴스) 인천에 거주하는 이모(33)씨는 "직장이 있는 강남까지 지하철을 세 번 갈아타는데 편도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며 "사람이 많아 계속 끼어서 가 체력 소모가 큰 데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59세 노동자 2만3천415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출퇴근 시간이 60분 이상 소요되는 사람은 30분 미만인 사람보다 우울증 증상을 보일 위험이 16% 더 높았습니다.
성별에 따라서 출퇴근 시간과 우울증 사이 연관성은 다르게 나타났죠.
남성의 경우 미혼, 무자녀, 장시간 노동을 할 때 우울증 증상 발생 위험이 두드러졌지만, 여성은 2명 이상 다자녀에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 관련 증상이 커졌습니다.
이동욱 교수는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그 자체로 원하는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여가 시간을 빼앗겨 회복할 수 있는 수면 시간이라든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의 경우 출근 시간대 최대 혼잡도는 289%로 정원 대비 3배에 육박하는 시민이 좁은 칸 안에 꽉꽉 눌러 타게 되는데요.
서울과 경기권에 사는 직장인들은 사람이 너무 많은 만원 버스와 지하철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죠.
또 국회미래연구연의 '대도시 청년들의 삶의 만족도: 7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들의 삶의 만족도 최하위 도시로 인천이 꼽혔는데 '긴 통근시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긴 출퇴근길 직장인의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정신적, 신체적 방법은 리듬과 균형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는데요.
비슷한 시간에 잠자고, 일어나고, 식사하는 리듬감을 가지고 운동, 업무, 휴식 등 어느 한쪽에 과몰입하지 않는 균형을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봤죠.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긴 출퇴근 시간은 번아웃(육체적·정신적 소진)이 유발되고 그게 우울로 연결되는데 자기 효능감 관점에서 해소해 볼 수 있다"며 "예를 들면 음악이나 음성 강의, 오디오북같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면 그 시간이 조금 유용하게 느껴지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직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집을 옮겨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게 꼽히는데요.
하지만 높은 집값으로 서울시민이 경기도로 이동하는 현상이 가속화하는 게 현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이동한 인구는 4만2천475명, 인천으로 이동한 인구는 1만276명이었죠.
이동욱 교수는 "도시를 계획하는 데 있어서 통근 시간을 고려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라며 "또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합해 이용할 때 출퇴근 스트레스 완화에 긍정적인 결과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는데 스마트오피스나 재택 시스템이 도입되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성은 기자 김진희 인턴기자 오유빈 크리에이터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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