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WE GO!' 텐 하흐에게 버림받은 판 더 빅, 프랑크푸르트행 결정 "1500만 유로 완전 영입 옵션 포함"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도니 판 더 빅이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6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단독이라 밝히며 "반 더 빅이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임대 계약은 6월까지다"라고 밝혔다.
세부적인 사항도 공개됐다. 로마노는 "이번 임대는 1,500만 유로(약 214억 원) 상당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되어 있지만 의무는 아니다. 또한 프랑크푸르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임대 수수료도 지불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상 계약 성사를 의미하는 시그니처 멘트 'Here we go'를 덧붙이며 이적을 기정사실로 봤다.
앞서 로마노는 "프랑크푸르트가 판 더 빅 영입전을 주도하고 있으며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 지로나도 임대를 요청했지만 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이제 결정할 시간이다. 판 더 빅이 맨유를 떠난다"라고 언급했다. 그로부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here we go'가 나왔다. 이로써 판 더 빅은 올드 트래포드를 떠날 거라 예상된다.
지난 시즌 맨유는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으로 무관에서 탈출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데뷔 시즌에서 6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려 가능성을 증명했다.
대대적인 투자가 진행됐다. 메이슨 마운트(前 첼시), 안드레 오나나(前 인터밀란), 회이룬(前 아탈란타), 알타이 바이은드르(前 페네르바체), 세르히오 레길론(前 토트넘, 임대), 소피앙 암라바트(前 피오렌티나, 임대) 등 걸출한 선수들이 합류했다.
하지만 현재 맨유는 벼랑 끝에 몰렸다. 결과 자체를 가져오지 못하자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포지션 곳곳에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부상과 눈에 띄게 결정력이 저하된 창끝이 꼽힌다. 알렉스 퍼거슨 경 시대 이후 큰 기대를 받고 있던 텐 하흐 감독이 올드 트래포드에서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맨유는 주중에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6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맨유는 승점 4점(1승 1무 4패, 12득 15실, -3)으로 꼴찌로 탈락했다.
전면 개편이 예상된다. 공개 항명 이후 사라진 제이든 산초가 대표적이다. UCL DNA를 이식할 거라 기대됐던 라파엘 바란과 카세미루도 마찬가지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맨유는 고연봉 선수에 대한 제안을 들을 것이다. 카세미루와 바란 그리고 산초 모두 이적이 가능하다"라며 올드 트래포드에서 불 피바람을 예고했다.
판 더 빅도 예외는 아니다. 네덜란드 출신 미드필더 판 더 빅은 축구계 화수분 아약스에서 성장한 다음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중앙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적 한계에도 곧잘 공격 포인트를 터뜨리며 활약했다. 정점은 2018-19시즌이었다. 당시 판 더 빅은 텐 하흐 감독 지휘 아래 UCL 4강 주역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날렸다.
아약스 통산 175경기 출전에 네덜란드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된 판 더 빅에 맨유가 관심을 보였다. 결국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 2020년 맨유는 3,900만 유로(약 555억 원)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 판 더 빅을 영입했다. 에드빈 판 데르 사르 아약스 CEO가 판 더 빅을 잘 부탁한다고 맨유에 보낸 편지는 감동을 사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으며 올드트래포드에 입성했지만 주전 경쟁은 매우 험난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폴 포그바, 프레드 등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벤치를 전전했다. 판 더 빅은 컵 대회 선수로 전락해 철저하게 로테이션 멤버로 여겨졌다.
아약스 레전드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판 데르 사르는 "판 더 빅이 안타깝다. 아약스에서 완벽한 길을 걸어왔지만 맨유 미드필드는 너무 두텁고 부상자 또한 없다. 힘든 경쟁이 될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라파엘 반 더 바르트는 "판 더 빅은 아약스 시스템에서는 완벽했지만 맨유엔 맞지 않는다. 두 시즌 동안 벤치만 달구기엔 너무나 훌륭한 선수다. 맨유는 그에게 있어 너무 큰 경쟁 무대일 수 있다"라며 이적을 권유했다. 마크 오베르마스는 "판 더 빅이 맨유에 남아 주전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일찍 포기해선 안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아약스 시절 스승 텐 하흐 감독이 부임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시즌 끔찍한 부상으로 시즌 아웃까지 당했다. 판 더 빅은 "정말 실망스럽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다음 재활 과정을 시작할 것이다. 애정 어린 메시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더욱 강해지고 나아져서 돌아오겠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그만큼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판 더 빅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2년을 낭비했다'라는 제목으로 "암울한 2년이었다. 영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분투했고, 텐 하흐 감독 부임으로 변화가 있을 것 같았지만, 8경기 출전에 그쳤다"라고 보도했다. 이적시장 전문가 딘 존스는 "판 더 빅을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다. 그는 다음 커리어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적설이 빗발치고 있다. 영국 '더 선'은 "맨유는 단돈 2,600만 파운드(약 431억 원)로 유벤투스에 산초와 판 더 빅을 매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초는 7,300만 파운드(약 1,210억 원)에 도르트문트로부터 영입됐고, 판 더 빅은 3,400만 파운드(약 564억 원)에 아약스로부터 영입됐다. 유벤투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산초와 판 더 빅 두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판 더 빅과는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된 임대를 원하고 있다. 유벤투스는 폴 포그바(도핑 징계)와 니콜로 파지올리(도박 징계) 출전 정지에 따른 여파로 전력 보강을 노린다"라고 주장했다.
그런 판 더 빅이 프랑크푸르트와 손을 잡은 모양이다. 이번 임대에는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되어 있어 성사는 선수 본인에게 달렸다. 첫 번째 과제는 계약 만료 이후 라치오로 떠난 카마다 다이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현재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분데스리가 7위를 달리고 있으며, 판 더 빅은 커리어에 있어 중대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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